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공사비 증액 협의가 넉 달째 결론을 내지 못하자, 국정감사에서 특별법의 공사비 조정 조항을 의무 규정으로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개정안 초안을 공개하며 공사비 조정 조항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갈등의 출발점은 공사비다. 부지조성공사 시공을 맡을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중동 전쟁 여파로 원자재와 연료비가 올랐다며 지난 6월 약 6200억 원 증액을 정부에 요구했다. 공사 규모는 약 10조7000억 원이다.
컨소시엄은 총사업비 관리지침을 고쳐 상승분을 빨리 반영해 달라고 했지만, 정부는 특별법 개정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컨소시엄은 법 개정이 늦어지거나 무산될 경우에 대비해 공사비 보전을 문서로 확약해 달라고도 요구하고 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초안에는 계약 체결 전 전쟁 등 불가항력으로 물가가 올라 처음 계약금액으로는 계약 이행이 현저히 어려울 때, 불가항력 사유가 발생한 날을 기준으로 국토부 장관과 협의해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는 특례가 담겼다.
김 의원은 이 문구로는 건설사에 확신을 주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지난 6월부터 업체들이 요구했는데도 넉 달 동안 정부 부처끼리 책임을 미뤘다고 비판하며 "특별법에 공사비 상승분을 불가항력 사유가 발생한 날을 기준으로 국토부 장관과 협의를 거쳐 계약금액을 조정해야 한다고 못 박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오 국토부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장은 "공사비 조정 기준을 법안에 어떻게 담을지 시공사들과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 추진단은 지난 20일 컨소시엄에 참여한 부산·경남 지역 건설사들과 간담회를 열어 대안을 제시했지만, 공사비 반영 시점과 조정 방식에 대한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사이 컨소시엄에서는 이탈 움직임도 나왔다. 지분 5%를 가진 BS한양은 최근 주관사인 대우건설에 탈퇴 의사를 담은 공문을 보냈고, 대우건설은 조달청에 공동수급체 변경 절차를 문의했다. 컨소시엄은 19개 사로 구성돼 있다.
이윤상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이사장은 이날 국감에서 해당 업체의 내부 사정 때문인 것으로 들었다며, 정부 결정 지연 탓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정부는 연내 우선시공분을 착공하고 2035년 가덕도신공항을 개항한다는 계획이다.
여당에서는 여야의 입법 협력을 주문했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 지침으로 공사비를 보전하면 나중에 감사 문제로 번질 수 있다며 특별법을 통한 해법에 힘을 실었다. 그는 정부 대응이 늦어진 점은 비판받아야 한다면서도 "하루라도 빨리 가덕도공항에 삽을 뜨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여야가 법 개정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