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교통체계(ITS) 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 오히려 사회적 관심과 투자가 줄고 있다는 위기 진단이 나왔다.
21일 강릉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ITS학회 명예회장 세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ITS학회 제공)한국ITS학회는 21일 강릉컨벤션센터에서 ITS 세계총회(ITS World Congress) 부대 세션으로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을 위한 원로와의 대화'를 주제로 명예회장 세션을 열었다.
ITS 세계총회는 전 세계 정부·기업·학계·연구기관이 교통 정책과 기술을 교류하는 국제회의로, '교통올림픽'으로도 불린다. 국토교통부와 강릉시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총회는 19일부터 23일까지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 서울, 2010년 부산에 이어 세 번째 개최다.
ITS(지능형교통체계)는 하이패스·버스도착정보·내비게이션처럼 교통 정보를 수집·제공해 도로와 대중교통 운영에 활용하는 체계다. 첨단기술을 접목해 교통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션에서는 윤일수 지속가능한 ITS TF 위원장(아주대 교수)이 기조 발제를 맡아 ITS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진단했다. 윤 위원장은 통행속도 향상·교통사고 감소 등 뚜렷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일상화에 따른 관심 저하, 지자체 예산 축소로 인한 투자 편중, 도시부 서비스 노후화가 복합적으로 겹쳐 있다고 밝혔다.
그는 ▲ITS 설치·운영 실태 정기 진단 법제화 ▲파운데이션 모델 중심 핵심 알고리즘에 선택과 집중 ▲통신·센터·SW·AI를 묶은 패키지 수출 ▲자율주행·C-ITS 시대에 맞춘 ITS 역할 재정립 ▲국가 이익과 연계된 지자체 ITS 지원 등 다섯 가지 실행 방안을 제안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역대 회장단은 생태계 확장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 단일 지자체 단위로 추진돼 온 ITS 사업을 광역 단위로 공동화하고, ITS를 교통에 국한하지 않고 토목·환경·도시·컴퓨터공학 등 다분야에 폭넓게 적용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차세대 인재 양성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는 서비스 일상화가 결국 투자·예산 삭감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이 공유됐다. 참석자들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 기술 개발과 이를 이끌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30년 가까이 쓰여 온 ‘ITS’라는 용어를 재정의하고 학회 정체성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박동주 한국ITS학회 회장은 본지 취재에서 "세계 무대에서 학회의 역사를 되짚고 앞으로의 방향을 함께 그릴 수 있는 자리였다"며 "오랜 경험을 쌓아온 원로들의 시각이 지속가능한 ITS 생태계를 만들고 다음 세대 인재를 키우는 데 실질적인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