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르포]'두 배 올라도 또 탄다'…평일 한강버스 채운 어르신 나들이객
  • 오승안 기자
  • 등록 2026-10-12 17:01:36

기사수정
  • 평일 오후 여의도 선착장, 노년층 승객 몰려
  • "1시간 한강 구경”…출퇴근 아닌 관광 목적
  • 출근 시간대 운항 없어…시 "평일도 출퇴근 수요 적어"

평일 낮 한강버스 선착장을 채운 건 출퇴근객이 아니라 나들이에 나선 어르신들이었다.


평일 오후 여의도 한강버스 선착장에서 나들이에 나선 노년층 승객들이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지난 8일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버스 선착장. 평일 낮 시간이었지만 선착장은 배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붐볐다. 본지 기자가 이날 직접 한강버스에 타 보니, 승객 상당수가 노년층이었다.


한강버스는 지난해 9월 '수상 대중교통'을 내걸고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 첫 배는 오전 11시에 떠나 출근 시간대에는 다니지 않는다. 


서울시는 내년 4월부터 주말·공휴일 요금을 3천 원에서 6천 원으로 올리는 차등요금제를 추진하고 있다. 평일 요금은 3천 원을 유지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지만, 평일 승객도 상당수는 관광 목적이었다.


이날 여의도에서 잠실로 가던 60대 여성 박모씨는 일행 6명과 함께 배를 탔다. 지난번 처음 타 보고 만족스러워 이번에는 단체로 다시 왔다고 했다. 대중교통으로 이용하는 게 아니라 지인들과 나들이 삼아 왔다는 설명이다.


박씨가 꼽은 매력은 1시간가량 한강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낮에 타도 좋고, 해 질 녘 노을을 보며 타는 것도 좋다고 했다.


잠실에서 아내와 함께 여의도로 온 70대 최모씨는 이번이 세 번째 탑승이라고 했다. 날씨가 좋아 승객이 몰리는 바람에 하마터면 배를 못 탈 뻔했다고 전했다. 그는 기자에게 부모님을 모시고 꼭 한번 와 보라고 권했다.


요금 인상 계획을 전하자 최씨는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값이 올라도 또 타겠다며, 6천 원도 다른 배를 타는 것과 비교하면 싸다고 했다. 한강 유람선 최저요금은 1만8900원이다. 한강버스에는 경로 할인이 없어, 어르신들도 일반 요금 3천 원을 낸다.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에서 열린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차등요금제 도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요금 인상 논의의 배경에는 적자가 있다. 본지가 지난달 29일 취재한 서울시 요금체계 개편 공청회에서 한상균 한강버스 대표는 올해 3~4월 승객 1인당 실제로 받은 요금이 청소년 할인과 수도권 통합 환승할인 탓에 평균 2358원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운영사가 자체 추산한 1인당 운항원가는 만석 기준 약 1만1천 원, 주말 탑승률 55%를 적용하면 약 2만 원이다. 지금 요금으로는 원가의 12~21%만 회수하는 셈이다.


운항 결손은 서울시 예산으로 메운다. 다만 시내버스 준공영제(운영 손실을 지자체가 보전하는 제도)와 달리 부대사업 수익을 뺀 금액만 보전받고, 이자 비용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한 대표는 설명했다. 운영사는 주말 요금만 올려도 연간 운항수입이 17억 원에서 26억 원으로 늘어 그만큼 시 보조금이 줄어든다고 추산했다. 반면 시는 재정보다 주말에 몰리는 수요를 분산하는 게 첫째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이같은 현장 모습은 서울시의 판단과도 맞닿아 있다.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같은 공청회에서 "저희들 주말 수요는 기본적으로 대중교통의 이동 수요보다는 관광 여가 수요가 높다라고 판단을 하고 있고요"라고 했다. 평일 역시 출근 시간대 운항이 없어 출퇴근 수요가 많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박 본부장의 설명이었다.


문제는 이용 목적을 정확히 모른다는 점이다. 박동주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같은 자리에서 "통행 목적에 대한 조사를 해서 운항 시간대라든지 항수 산정에 좀 반영을 하고 요금 정책에도 반영을 하면 좋을 듯합니다"라고 했다. 평일 이용객 가운데 관광·여가와 일상 통행이 각각 얼마인지 파악한 자료가 없다는 지적이다.


시는 출퇴근 기능을 장기 과제로 두고 있다. 박 본부장은 공청회에서 "추가 선박의 건조, 추가 선착장의 건설을 통해서 운항 환경이 좀 더 개선되면 그때 대중교통으로서 출퇴근까지도 모두 마크할 수 있는 계획을 지금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시는 이를 2030년, 2035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 한강에서 한강버스가 운항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교통일보 유튜브2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국감] 고속도로 2차 사고 순찰차 평균 15분 걸려…낙하물 원인 차량은 대부분 못 찾아 고속도로 2차 사고 때 순찰차 출동에 15분이 걸리고 낙하물 사고는 원인 차량을 약 95%나 찾지 못한다는 질타가 국정감사에서 이어졌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8일 한국도로공사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열고 2차 사고와 터널·요금소 사고, 낙하물 대응을 집중 점검했다.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은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고속도로 2차 사...
  2. 취임 100일 추미애, 판교서 '자율주행 교통혁명' 선언…2028년 고속도로 버스 시험운행 경기도가 2028년 고속도로 자율주행 광역버스 시험운행에 나서, 시내버스와 수요응답형 교통수단까지 자율주행 시대를 넓힌다.취임 100일을 맞은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별도 기념행사 대신 교통 현장을 택했다. 추 지사는 8일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의 스마트모빌리티 실증허브와 경기도 미래모빌리티센터를 잇달아 찾아 교통혁신 비전을 공.
  3. [국감]중국산 테슬라는 FSD 못 쓰는데…BYD 고객정보 中 본사 이전, 보안 검증은 한 건도 없어 테슬라 FSD는 국내 검증 요청이 없었고 BYD 고객정보는 중국 본사로 넘어갈 수 있는데도 실차 사이버보안 검증은 한 건도 없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8일 한국도로공사와 한국교통안전공단 국정감사에 서영득 테슬라코리아 대표와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부문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테슬라 FSD와 중국산 전기.
  4. ITS 지방 도로 구축률 16.9%… 강릉 총회 앞두고 국회서 격차 지적 지자체가 관리하는 도시부 도로의 지능형교통시스템 구축률이 16.9%에 머무는 가운데, 국회와 산업계가 강릉 ITS 세계총회를 앞두고 지역 투자 격차 해소와 K-ITS 수출 전략을 논의했다.김우영 국회의원 주최, 한국ITS학회 주관으로 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강릉 ITS 세계총회 성공개최 및 ITS 산업발전을 위한 의원 간담회'.
  5. [국감] 도로공사, 휴게소 임대료 7~8%로 낮춘다…직계약 8곳 시범 뒤 확대 휴게소 입점업체가 매출의 평균 40%를 수수료로 낸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잇따르자, 도로공사가 직계약 시범 휴게소 8곳부터 임대료를 7~8%로 낮추겠다고 답했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8일 한국도로공사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열고 고속도로 휴게소 수수료와 운영구조 개편을 집중 질의했다.휴게소 개편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
  6. [르포]'두 배 올라도 또 탄다'…평일 한강버스 채운 어르신 나들이객 평일 낮 한강버스 선착장을 채운 건 출퇴근객이 아니라 나들이에 나선 어르신들이었다.지난 8일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버스 선착장. 평일 낮 시간이었지만 선착장은 배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붐볐다. 본지 기자가 이날 직접 한강버스에 타 보니, 승객 상당수가 노년층이었다.한강버스는 지난해 9월 '수상 대중교통'을 내...
  7. [국감] KTX 요금 10% 인하, 3년 뒤엔…코레일, 물가 상승률만큼 인상 고민 KTX·SRT 통합 후 적용된 운임 10% 인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의원들이 거듭 묻자, 김태승 코레일 사장은 물가 상승률만큼의 인상은 고민해 볼 생각이라면서도 인상 여부는 국토교통부가 결정한다는 취지로 답했다.김태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속철도 통합 이후 운임과 재무 계획을 묻는 ...
  8. [국감] 코레일 철도시설 하자 4건 중 1건, 아직 안 고쳤다 최근 5년간 코레일 관리 철도시설에서 발생한 하자 가운데 362건이 보수되지 않은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김태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과 정진혁 국가철도공단(철도공단) 이사장은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철도시설 하자 보수와 관리 실태를 묻는 질의에 답했다.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최...
  9. CNG·수소 버스 2만2천여 대 점검했더니 1351대 '부적합' CNG·수소 버스 2만2881대를 점검했더니 1351대가 부적합 판정을 받아 현장 조치를 받았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하 TS)은 지난 5월 26일부터 9월 28일까지 전국 내압용기 버스를 대상으로 하절기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했다고 13일 밝혔다.점검 대상은 2만3042대였다. 이 가운데 2만2881대를 점검해 점검률 99.3%를 기록했다. 지자체가 2만755대를, TS가...
  10. 나라가 시킨 지하철 무임수송…손실 보상 없자 헌법재판소 문 두드렸다 국가유공자 무임수송 손실 보상을 둘러싼 민사소송에서 1심 패소한 서울교통공사가 항소 대신 관련 법령의 위헌성을 직접 다투는 헌법소원을 택했다.서울교통공사(사장 김태균)는 8일 헌법재판소에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공사의 무임수송 손실은 2023년 이후 3년 내리 늘고 있다. 그해 1월 '보훈보상...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