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조가 배차 알고리즘을 근거로 카카오모빌리티를 원청으로 지목하고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한 달 넘게 절차가 열리지 않았다. 노조는 이번 주 노동위원회에 법적 판단을 요청할 방침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택시 표시등이 부착된 차량. (교통일보) 한국노총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택노련)은 이번 주 관할 노동위원회에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신청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26일 밝혔다.
전택노련은 지난달 10일 카카오모빌리티를 원청으로 지목하는 내용의 단체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 노조법 시행령은 사용자가 적법한 교섭 요구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해당 사실을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는 한 달 넘게 이를 공고하지 않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8일 전택노련에 "법적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회신했다.
전택노련은 카카오모빌리티가 호출·배차 알고리즘을 통해 기사의 일감과 수입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근거로 ▷배차 알고리즘의 공정성과 투명성 ▷기사 평가 및 계정 제재 기준 ▷수수료·인센티브 체계를 주요 교섭 의제로 제시했다.
이번 분쟁의 법적 근거는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다. 개정법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사용자로 인정한다.
법인택시 기사의 직접 사용자는 소속 택시회사지만, 배차를 통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 기업도 교섭 의무를 질 수 있다는 논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전례가 없는 교섭 요구인 만큼 사법 절차를 통해 법적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관련 사례나 판례가 확립되어 있지 않아 사용자성에 대한 법적 판단 기준을 확인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래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