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고령화로 전국 도시철도 무임수송 손실이 연간 7천억 원에 달하는 가운데,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국가 책임 분담 방안을 논의하는 정책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도시철도 무임수송제도 개선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10일 국회도서관에서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 공동협의회와 대한교통학회 주관으로 '도시철도 무임수송제도 개선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여야 국회의원 19명이 공동 주최하고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가 후원한 이 자리에는 국회의원·정부·운영기관·시민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무임수송제도는 1980년 노인복지 향상을 위해 대통령 지시로 도입된 국가 교통복지 정책이다. 그러나 초고령 사회 진입이 가속화하면서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전국 도시철도 무임손실은 약 7천억 원에 달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서울교통공사 몫이었다.
발제를 맡은 김진희 연세대 교수는 "고령 인구 급증에 따라 공익서비스의 보편성 확보와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현행 무임손실 구조가 운영기관과 지자체에 과도하게 집중됐다는 점에 공감했다. 강갑생 중앙일보 교통전문기자는 "손실의 원인을 제공한 중앙정부도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며 법적 근거 마련을 촉구했다.
김상길 시도지사협의회 정책국장은 "코레일은 국비 보전을 받는데 도시철도는 지원이 없다는 제도적 차별이 있다"고 꼬집었다. 정진혁 연세대 교수는 해외 사례를 근거로 조건부 무임 제도와 이용자 직접 보전 방식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한영희 서울교통공사 기획본부장은 "도시철도는 국가 발전 전략과 인구정책에 따라 건설·운영해온 SOC인 만큼 정부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은 "무임손실을 단순 손실이 아닌 공익 보상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계량화를 통한 손실보상 체계 도입을 제안했다.
최규용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서기관은 "중앙정부·지자체·운영기관 간 협력과 합리적 역할 분담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공공교통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국민이 신뢰하는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나아가 교통복지를 총괄하는 국가 컨트롤타워 설립의 필요성에도 한목소리를 냈다. 무임수송뿐 아니라 교통복지 예산 배분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할 전담 거버넌스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낮은 운임과 무임수송 등 구조적 어려움이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이번 토론회는 정부·지자체·운영기관 간 합리적 해결 의지를 확인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국민의 자유로운 이동권을 지키기 위해 무임손실 국비 지원 법제화에 깊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도시철도 운영기관 공동협의회는 토론회 결과를 토대로 국회와 정부에 제도 개선을 지속 건의하고 시민 홍보도 강화할 방침이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