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올해도 5천억원이 넘는 운수수입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누적되는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지하철 5호선 [연합뉴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이경숙 의원(도봉1)은 18일, 공사의 2024년 예상 운수수입 손실액이 총 5,328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만 4,385억 원으로, 전체 손실의 약 82%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무임승차 인원은 6,648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만 명 증가했으며, 이로 인한 1분기 손실액만 999억 원에 이른다. 연간 무임 이용 인원은 약 2억 7,777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서울시가 지난 1월부터 시행한 기후동행카드로 인한 손실도 서울시와 공사가 각각 절반씩 부담하고 있으며, 공사의 연간 손실 규모는 1,308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기후동행카드는 월 정액제로 지하철, 버스 등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이용자 증가에 따라 손실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또한, 시민 편의 증진을 위해 도입된 ‘15분 재승차 제도’로 인한 손실도 무시할 수 없다. 이 제도는 개찰구를 나갔다 하더라도 15분 이내 재승차 시 기본 운임을 면제하고 환승 1회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연간 약 2,000만 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손실액은 289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경숙 의원은 “시민의 교통 편의와 대중교통의 공공성 확대는 중요하지만, 그 이면에 서울교통공사의 재정 악화가 심화되면 결국 그 부담은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재정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울교통공사는 매년 수천억 원대 적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적자 대부분이 고령층 무임승차와 같은 국가 정책에 기인한 만큼, 지자체를 넘어 국가 재정 차원의 구조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