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번 휴가철 버스와 기차를 11% 늘렸다고 발표했다. 같은 발표 자료 속 수치는 휴가객 10명 중 8명이 여전히 승용차 핸들을 잡는다고 말하고 있다.
정체를 빚고 있는 고속도로. (교통일보 자료사진)
국토교통부는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17일간을 하계 휴가철 특별교통대책기간으로 지정하고 관계기관 합동 교통대책을 시행한다.
한국교통연구원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번 대책기간 하루 평균 예상 이동 인원은 614만명으로 지난해 605만명보다 1.5% 늘어난 규모다. 이 가운데 승용차 이용 비율은 83.8%로, 고속도로 하루 평균 통행량은 지난해 540만대보다 0.6% 증가한 543만대로 전망된다.
승용차 분담률은 수년째 80%대에 고착돼 있다. 코로나19 직후인 2022년 91.2%에서 지난해 84.1%, 올해 83.8%로 내려왔지만 4년간 낙폭은 7%포인트에 그쳤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해 대책기간 종료 후 실시한 사후조사에서도 실제 이용 교통수단 1위는 승용차였다.
대중교통이 늘어도 차를 모는 데는 이유가 있다. 최근 친구 6명과 강릉으로 휴가를 다녀온 이훈(29)씨는 KTX를 고민했다. 서울에서 강릉까지 KTX로 2시간, 차로는 3~4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결국 렌터카를 선택했다.
이훈씨는 "관광지에서는 결국 택시를 탈 수밖에 없는데 6명이 나눠 타면 불편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그는 "KTX가 빠른 건 알지만 현지 이동까지 전부 따지면 렌터카가 훨씬 낫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대중교통 공급 확대다. 버스와 철도 운행 횟수를 평시보다 11.1% 늘리고 공급 좌석은 8.3% 추가 확보한다. 하지만 이 혜택은 전체 이동객의 16%, 즉 처음부터 기차와 버스를 탈 사람들에게만 돌아간다. 나머지 84%는 이번 대책과 상관없이 핸들을 잡는다.
고준호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교통계획 전공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승용차 분담률이 쉽게 낮아지지 않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고 봤다.
고 교수는 "자녀를 동반한 가족여행은 짐과 비용을 고려하면 승용차가 합리적인 선택"이라며 "대중교통 분담률을 높이려면 KTX나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관광지까지 연결하는 교통망을 촘촘히 구축해 대중교통이 더 이득이라는 인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층은 서비스만 개선되면 대중교통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연계 대책이 뒷받침돼야 고속도로 정체를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