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전, 전국 어딘가의 장례식장 주차장에 검은 차량 한 대가 들어선다. 뒷문이 열리고 관이 실린다. 목적지는 화장장이다.
승화원에 도착한 특수여객 장례차량. (사진=교통일보)
이 차량이 특수여객자동차, 이른바 장의차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언젠가 이용하게 되는 서비스지만, 어떤 구조로 운영되는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출생에서 교육, 의료, 대중교통까지 국가와 사회가 함께 유지하는 공공서비스는 많다. 장례 이동은 그 목록에 제대로 올라본 적이 없다
대한민국은 2024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사망자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이 서비스의 안정성이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가 된 배경이다.
상황은 수치로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36만 3400명으로 하루 평균 996명이다. 10년 전인 2015년(27만 5900명)보다 32% 늘었다. 화장률은 94.5%다. 1993년 19.1%에서 30년 만에 다섯 배 가까이 뛰었다. 열 명 중 아홉 명 이상이 화장장으로 향한다.
전국 특수여객자동차는 지난해 기준 1431개 업체, 3638대가 등록돼 있다. 차량 유형은 고인과 장례 참석자를 함께 태우는 일반장의차량(1404대·39%)과 고인 전용 운구차량(2234대·61%)으로 나뉜다.
장의차 운행에는 다른 운송업에 없는 조건이 따른다. 화장장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한 번 정해진 시간은 바꾸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교통 지연은 화장 예약과 안치 일정을 연쇄적으로 밀어낸다. 응급차처럼 사이렌을 울리지 않지만, 단 한 번의 지연도 장례 절차 전체를 흔든다.
이 조건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예외가 없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장의차는 방역 지침에 따라 시신을 운송하며 감염 확산 차단의 일부를 맡았다. 전국 어디서도 운행이 중단된 날은 없었다.
장례지도사가 무연고 고인을 운구차에서 옮기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장의차가 담당하는 역할은 일반 장례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는 2021년 공영장례 제도를 도입했다. 무연고 사망자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의 빈소 마련·화장·봉안을 지원하는 제도로, 현재 전국 140개 지자체가 관련 조례를 제정해 운영 중이다.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무연고 사망자는 2023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2년 반 동안 총 1만 5,345명으로 집계됐다. 10명 중 7명은 연고자가 있음에도 시신 인수를 거부하거나 기피한 경우다. 고독사와 사회적 관계 단절이 주된 배경이다.
이 모든 절차에서 시신을 장례식장에서 화장장으로 옮기는 이동을 장의차가 맡는다. 아무도 곁에 없는 이의 마지막 이동도 이 차량이 담당한다.
역할의 무게와 달리 산업 구조는 취약하다. 전체 사업체의 55%(785개)가 차량 1대만 보유한 소상공인이다. 운전자 급여는 시내·시외버스 운전자의 절반 수준인 월 250만 원 안팎이다. 전국 장의차 운전자의 평균 연령은 60세 이상이며 연간 이직률은 80%에 달한다. 국민의 마지막 이동을 책임지는 이 서비스는 사실상 고령의 영세 소상공인들이 지탱하고 있다.
지원과의 거리도 멀다. 유가보조금, 친환경차 전환 지원, 차고지 기준, 법령 체계까지 여러 정책 영역에서 지원 공백이 누적돼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전국특수여객자동차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특수여객은 60년째 대한민국의 장례 문화를 뒷받침해온 업종"이라며 "조합원들은 항상 엄숙한 마음으로 현장에 임한다. 고인의 마지막, 그리고 유족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업종이 사업용 차량 중 유일하게 지원에서 소외돼 있다. 정부가 이 형평성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