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의차(특수여객) 업계가 정부의 유가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24년째 제외된 데다 최근 경유값마저 급등하자 사상 첫 파업을 포함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전국 장례 서비스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시립승화원 주차장에 장의 버스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15일 교통일보 취재에 따르면 전국특수여객운송사업조합연합회(연합회)는 최근 파업·자가용 차량 전환·유가보조금 재신청 등 세 가지 대응 방안을 놓고 긴급 회의에 들어갔다.
유가보조금은 2001년 6월 에너지 세제 개편으로 경유·LPG에 부과되는 유류세가 오르자 운수업계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됐다. 현재 노선버스·택시·화물차가 지원을 받고 있지만 특수여객은 제도 도입 이후 24년째 대상에서 빠져 있다. 사업용 차량 중 유일하게 지원을 받지 못하는 업종이다.
업계 타격은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전국 경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1970원을 넘어섰고, 서울은 2000원에 육박했다. 특수여객 등록 차량 3638대 가운데 경유 차량이 2484대(68%)로 대부분을 차지해 고유가 충격이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영 여건도 한계에 다다랐다. 운전자 월평균 급여는 250만원으로 시내·시외버스 기사의 절반 수준이며, 이직률은 70%에 육박한다. 운전자 평균 연령도 60세에 달해 구인난도 심화되고 있다. 전국 1431개 사업체 가운데 차량 1대짜리 영세업체가 785곳(55%)이고, 5대 이하 업체까지 합산하면 89%에 이른다.
업계는 공공성이 부족하다는 정부 논리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화장률이 1993년 19%에서 지난해 94.5%로 치솟은 데다 연간 사망자 수도 2015년 27만6000명에서 2025년 36만3400명으로 늘었다. 화장장이 지자체·국가기관에 의해 공공으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이송 서비스에 공공성이 없다는 논리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합회 고위 관계자는 "운송이 중단되면 병원마다 시신이 넘쳐나거나 유가족이 자가용으로 고인을 이송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공공성이 없다는 건 말도 안 되는 논리"라고 말했다.
업계 이사장 김모씨(가명)는 "버스·화물·택시 등 타 업종은 모두 유가보조금을 받는데 가장 영세한 특수여객만 배제한 것은 약자라는 이유로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런 배경에서 연합회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제21조의4에 특수여객자동차운송사업자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유가보조금 지급 근거를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천연가스·수소 연료보조금 지급 대상에도 포함해 친환경 차량 전환을 지원해달라는 요청도 함께 제출했다.
두 번째 카드는 자가용 전환이다. 특수여객은 사업용 차량으로 분류돼 차고지·주차 규제, 버스전용차로 이용 금지, 정기 점검, 별도 자격증 취득 등 수십 가지 규제를 따라야 한다. 이로 인한 직·간접 비용은 차량 1대당 연간 200만원을 넘는다.
업계 이사장 이모씨(가명)는 "이미 경기도·인천 등에서 관리·감독 없이 운영되는 사례가 있어 불가능한 구상이 아니다"라며 "번거로운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찬성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세 번째 안은 유가보조금 재신청이다. 전세버스의 공공성 인정 사례를 참고해 데이터와 논리를 보강해 다시 도전하겠다는 취지다.
연합회 측은 "특수여객은 1962년 자동차운수사업법 제정 이후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장례 운송서비스를 제공해온 필수 공공 업종"이라며 "사업용 차량 중 유일하게 지원에서 소외된 형평성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