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더 이상 무임수송 손실을 감당할 수 없다며 정부에 5,761억원 규모의 국비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서울교통공사 본사 전경. (사진=교통일보) 서울교통공사는 기획예산처·국토교통부·보건복지부·국가보훈부에 공문을 보내 무임손실에 대한 국비 지원 근거 법제화 및 재정지원을 요청했다고 16일 밝혔다.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공식 공문을 통해 구체적인 보전 금액을 명시해 정부에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사가 요구한 5,761억원은 지난해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무임손실 합계 7,754억원의 74.3%에 해당한다. 이 비율은 코레일이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따라 최근 9년간 정부로부터 받아온 공익서비스비용(PSO) 평균 보전율과 같다.
같은 노선을 달리면서도 운영 주체에 따라 국비 지원 여부가 갈리는 구조적 불형평을 정면으로 문제 삼은 것이다. 대표적인 환승 거점 신도림역의 경우, 코레일이 운영하는 1호선 게이트를 통과한 무임승객의 손실은 정부가 지원하지만 불과 몇 걸음 떨어진 서울교통공사 관할 2호선 게이트를 이용하면 그 비용을 공사가 온전히 부담한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의 무임수송 손실액은 4,488억원으로 6개 운영기관 전체 손실의 58%를 차지했다. 공사의 누적적자는 19조 7,490억원, 부채는 7조 7,564억원에 달한다. 무임승차 제도는 1984년 노인복지법 개정으로 65세 이상 고령자 100% 할인으로 정착됐는데, 당시 4% 수준이었던 고령화율이 2025년 21.2%로 5배 이상 뛰면서 손실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편 공사가 국가유공자 무임승차 비용 보전을 요구하며 국가를 상대로 낸 37억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15일 열렸다. 공사는 이날 "국가의 의무를 타인에게 대신 행사하도록 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하지 않는다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정당한 보상이 되도록 국가가 법령을 만드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가보훈부는 전국 버스조합과 코레일·SR에는 국가유공자 무임승차 비용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도시철도 운영기관에는 지원하지 않고 있다.
한영희 서울교통공사 기획본부장은 "무임수송 제도는 어르신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해 건강증진과 경제활동 촉진 등 사회적 편익이 높은 복지제도로, 그 혜택은 모두 국가에 귀속된다"며 "제도가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개정과 국비 지원에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 관심과 지지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