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비상 상황 속에서도 유가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빠져 있던 전세버스 업계에 459억 3,800만 원 규모의 추경 예산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다만 지입차주까지 지원이 실질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집행 구조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학생들과 시민들이 전세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전세버스는 대중교통 노선이 부족한 지역에서 통근·통학 수요를 담당하는 주요 교통수단이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 국토교통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열어 전세버스 위기 극복 지원 예산 459억 3,800만 원 등을 담은 정부 추경 예산안을 의결했다.
전세버스는 지하철·버스 노선이 부족한 취약지역에서 근로자 출퇴근과 학생 등하교를 담당하는 공익적 교통수단이다. 박 의원이 국토교통부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전세버스 수송 인원 3억 7,248만 명 가운데 통근·통학 목적이 2억 5,750만 명으로 약 70%를 차지했다.
그러나 '관광버스'라는 오래된 인식 탓에 전국 전세버스 3만 9,352대 중 97%에 달하는 경유 전세버스 3만 8,167대는 유가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줄곧 제외돼 왔다.
미국·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정부가 '전쟁 추경'을 통해 택시·버스 등 교통업계에 유가보조금 지원을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전세버스는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은 지난 4월 1일과 2일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고유가 비상 상황 속에 전세버스 업계는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다"며 유가보조금 지원을 거듭 촉구했고,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맹성규 국토위원장·전용기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장 등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번 결정을 반기면서도 지속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서울시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그나마 숨통이 조금 틔어 다행"이라면서도 "코로나 사태가 길어졌듯 이번 고유가 상황이 얼마나 갈지 모르는 만큼 전세버스 업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산 통과와 함께 집행 방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진보당 윤종오 의원(울산 북구)은 전체회의에서 전세버스 업계에 만연한 '지입제' 문제를 지적했다.
지입제란 개인 차주가 자신 소유의 차량을 버스 회사(법인)에 등록해 운행하는 방식으로, 실제 기름값과 유지비를 부담하는 주체는 법인이 아닌 지입차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윤 의원은 "국토부의 법인 중심 지원 방식으로는 실제 피해자인 지입차주가 지원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코로나 시기인 2021년 525억 원, 2022년 1,575억 원 규모의 고용지원금이 법인 중심으로 지급되면서 부정수급 문제가 발생하고 지입차주에게는 지원이 돌아가지 않아 노사 간 신뢰가 훼손된 사례를 근거로 제도 보완을 요구했다.
맹성규 국토위원장은 "지원은 차량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며 사업자연합회와 지입차주, 국토부 간 논의가 필요하다"고 공감했고, 국토교통부도 "의견을 반영해 합리적 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박용갑 의원은 "앞으로도 국민 이동권 보장에 기여하는 버스·택시·철도 등 교통업계에 대한 촘촘한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