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버스 차고지 규정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으로 기본 틀이 정해진다. 이후 시·도 조례와 행정 집행을 거쳐 현장에 적용되는 구조다. 2024년 시행규칙 개정안이 입법예고됐지만, 이후 시·도 조례 정비 여부에 따라 지역별 적용 양상은 달리 나타나고 있다.
홍대입구역 인근 도로변에 전세버스가 잠시 정차해 있다. (사진=독자 제공)
전세버스 차고지 규정을 둘러싼 혼선은 법령의 존부가 아니라 적용 단계의 구조에서 발생한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은 차고지 기준의 기본 틀을 정하지만, 실제로 어디에 차고지를 둘 수 있는지는 조례와 집행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
시행규칙 개정으로 완화 가능성이 열렸다는 설명과 달리, 현장에서는 기존 기준이 그대로 유지되는 사례가 나타난다. 어디까지가 법이고 어디부터가 행정 판단인지를 구분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다.
전세버스 차고지 규정은 운송사업자가 등록 요건으로 확보해야 하는 시설 기준을 말한다. 이 규정의 목적은 차량의 실제 주차 행태를 관리하기보다는, 사업자 규모와 관리 책임 범위를 행정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최소 기준을 설정하는 데 있다. 차고지는 ‘항상 주차해야 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업 등록을 위해 갖춰야 할 시설 요건으로 설계돼 있다.
이 기준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과 같은 법 시행규칙에 근거해 마련됐다. 시행규칙은 전세버스 운송사업자가 보유해야 할 차량 대수와 이에 상응하는 차고지 확보 의무를 기본 구조로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기준은 차량의 운행 패턴이나 상주 여부보다는, 사업자가 관리해야 할 차량 수를 중심으로 설정됐다. 제도 설계 단계에서는 관리 가능성과 감독 기준이 우선 고려됐다.
차고지 규정의 실제 작동 방식은 단일 단계가 아니다. 먼저 국토교통부가 시행규칙을 통해 차고지 기준의 큰 틀을 정한다. 이후 각 시·도는 이 시행규칙을 근거로 지역 실정에 맞는 적용 기준을 조례로 구체화한다. 마지막으로 지자체 행정 부서는 조례에 따라 등록·변경·유지 여부를 판단하고 집행한다. 이 세 단계가 연결돼야 제도가 현장에서 작동한다.
시행규칙은 차고지 기준 감면의 가능 범위를 열어두지만, 감면이 자동으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조례와 집행 지침이 마련돼야만 행정 절차에 반영된다. 이 점에서 시행규칙과 조례는 상하 관계라기보다 역할이 분리된 단계로 작동한다.
최근 시행규칙 개정 논의도 이 구조 안에서 진행됐다. 2024년 11월 6일 입법예고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에는 전세버스 차고지 면적을 차량 총수의 일정 비율까지 감면할 수 있도록 하고, 구체적인 적용 기준은 시·도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하는 내용이 담겼다.
중앙 법령이 감면 가능 범위를 설정하고, 적용 여부와 방식은 지방자치단체가 결정하도록 한 구조다. 다만 이 입법예고 이후 공포·시행 등 후속 절차는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2026년 1월 현재 기준으로 적용 범위는 조례의 존재 여부에 따라 갈린다. 조례에 차고지 면적 감면 기준이 명시된 지역에서는 해당 규정이 집행 기준으로 작동한다.
반대로 조례나 집행 기준이 정비되지 않은 경우에는 시행규칙 개정 논의에도 불구하고 기존 기준이 유지된다. 제도상 허용과 실제 집행이 분리돼 있는 구조에서 발생하는 차이다.
박영수 서울특별시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법정 차고지는 등록 기준상 차량 대수의 100%를 확보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 운행 구조에서는 차량이 항상 그 공간을 점유하지는 않는다”며 “전세버스는 노선이 정해진 업종이 아니라 운행 수요에 따라 외부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는 점이 제도 설계와 현장 운영 사이에서 혼동을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