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역대 최장 기록을 남긴 지 보름도 지나지 않아, 준공영제를 운영하는 전국 지자체들이 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운행 중인 서울 시내버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
서울시는 29일 시내버스의 필수공익사업 지정과 지속가능한 준공영제 운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전국 지자체 공동대응 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인천·부산·대전·대구·광주·창원 등 준공영제를 운영하는 6개 시·도가 한자리에 모인다.
이번 회의의 배경에는 전국으로 번지는 버스 파업 흐름이 있다. 2024년과 올해 서울에서 파업이 발생한 데 이어, 2025년에는 울산·광주·부산·경남 등 4개 시·도에서도 파업이 잇따랐다.
서울의 이번 파업은 2004년 준공영제 도입 이후 최장 기록인 이틀을 채웠다. 통상임금 산입 문제 등 노사 현안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파업 횟수와 기간 모두 늘어나는 추세다.
준공영제는 지자체가 노선 운영과 요금 체계를 직접 관리하고 운송 수입을 공동으로 정산하되, 적자분을 재정으로 보전하는 방식이다. 형식상 임금 협상은 사측과 노조 간 교섭으로 진행되지만, 협상 결과가 곧바로 지자체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사측은 협상 권한이 제한돼 있고, 지자체는 교섭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직접 개입하지 않는 관행이 고착되면서, 노조가 전면 파업을 사실상 유일한 협상 수단으로 반복해 온 배경으로 지목된다.
서울시는 2024년 3월 파업 이후 필수공익사업 지정을 위한 노동관계법령 개정을 고용노동부 등 중앙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버스 운행이 중단돼도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저해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지역 내 다수 운수회사가 존재해 독과점성이 약하며, 다수 노선이 운영된다는 이유를 들어 수용 불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 논리가 준공영제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준공영제 사업장은 교섭대표노조를 통한 단일교섭 구조로 운영되기 때문에, 협상이 결렬되면 전체 사업장과 전체 노선이 동시에 멈추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다수 노선·다수 회사를 근거로 독과점성이 약하다는 정부 설명이 준공영제라는 제도적 특수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앞서 "해법은 준공영제 개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필수공익사업장 지정에 있다"며 "서울시가 협상에 최소한의 개입 권한을 갖기 위해서라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서울시는 이번 공동회의 이후에도 참여 지자체들과 협력을 이어가며 필수공익사업 지정 촉구를 위한 세부 실천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근로자의 권리와 공공의 이익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최소한의 방안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시민에게 안정적인 교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