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이슈] 버스파업은 끝났지만 불씨는 남았다…통상임금·체불임금 쟁점 그대로
  • 오승안 기자
  • 등록 2026-01-16 17:04:56

기사수정
  • 공익위원 조정안 수용으로 이틀 만에 파업 철회…임금 2.9% 인상·정년 연장
  • 통상임금·체불임금은 조정 대상서 제외…대법원·검찰 판단으로 넘어가
  • 노조 "10% 인상은 왜곡…체불 미지급분을 환산한 수치"

서울 시내버스 파업은 이틀 만에 끝났지만, 노사 갈등의 핵심이었던 통상임금과 체불임금 문제는 이번 조정에서 다뤄지지 않은 채 별도 절차로 남았다.


15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특별조정위원회 2차 사후조정 회의에서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가운데)과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오른쪽) 등 노사 관계자들이 조정안 수용 후 합의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14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사후조정에서 공익위원 조정안을 받아들이며 파업을 마무리했다. 조정안에는 임금 2.9% 인상과 정년 연장이 담겼다. 


15일 첫차부터 전 노선이 정상 운행에 들어갔고, 지하철 연장 운행과 자치구 셔틀버스 등 비상수송대책도 평시로 되돌아갔다. 서울시는 사후조정 과정에서 노사 간 중재 역할을 맡았고, 조정안이 양측에 받아들여지면서 파업은 이틀 만에 철회됐다.


노조 측은 조정안 수용 배경을 솔직하게 밝혔다. 유재호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사무부처장은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파업이 하루 더 이어지면 시민 불편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부담이 컸다"며 "정년 등 다른 조건과 함께 묶인 조정안인 만큼 조합원들도 이 정도는 수용하자는 판단이 모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조정은 모든 쟁점을 아우른 것이 아니었다. 파업의 배경이 됐던 통상임금 문제는 처음부터 조정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통상임금은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과 퇴직금을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단가로, 어떤 항목을 포함하느냐에 따라 과거 미지급분 규모가 크게 달라진다.


협상 과정에서 사측이 거론한 '10% 인상'이라는 표현을 두고도 해석이 엇갈렸다. 유 사무부처장은 "임금 인상 요구가 아니라 통상임금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누적된 미지급분을 사측이 환산해 설명한 수치"라며 "체불 문제를 임금 인상 요구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는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노조는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을 명확히 한 대법원 기준과 동아운수 사건 서울고법 항소심 판단을 근거로, 미지급분을 체불로 보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4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특별조정위원회 2차 사후조정 회의 도중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회의장을 나서자, 관계자들이 이를 만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체불임금 문제도 이번 조정에서 정리되지 않았다. 먼저 통상임금이 무엇인지부터 짚을 필요가 있다. 통상임금은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이나 퇴직금을 계산할 때 쓰는 기준 단가다. 쉽게 말해 '각종 수당을 얼마로 계산할지 정하는 기준값'이다. 


정기상여금처럼 매달 또는 일정 주기로 고정적으로 받는 돈이 이 기준값에 포함되느냐에 따라 수당과 퇴직금 규모가 크게 달라진다. 


노조는 회사가 이 기준값을 낮게 잡아 수당을 덜 줬다고 본다. 매달 조금씩 덜 받은 돈이 쌓인 게 체불이라는 주장이다. 노조는 이를 "앞으로 협상해서 정할 임금"이 아니라 "이미 받았어야 할 돈을 돌려받는 정산"으로 구분하며, 법원이나 노동당국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측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판결과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신중히 접근하고 있으며, 법조계 관계자들과 함께 법적 쟁점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향후 대응 방향을 사법 판단과 노동당국 절차로 나눠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유 사무부처장은 "동아운수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고 그 판단이 기준이 될 것"이라며 "노동부 진정·고발 건은 검찰로 넘어간 만큼 기소 여부는 검찰 판단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필요하면 미지급 임금에 대한 민사 청구도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노조는 앞서 2025년도 미지급 임금과 관련해 체불임금 원금과 연 20% 지연이자, 원금의 3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2월10일 이후 제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조정으로 시내버스 운행은 정상화됐지만, 통상임금과 체불임금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노사 간 핵심 쟁점이 사법 절차와 노동당국 판단으로 넘어간 만큼, 갈등의 완전한 종결 여부는 대법원 판결과 검찰 판단, 추가 노사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느냐에 달려 있게 됐다.


파업 이틀째인 14일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이 배차 간격이 늘어난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교통일보 유튜브2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이슈] 인구 70만 바라보는 김포, 골드라인은 한숨 돌렸지만… 5호선 연장 숙제 남아 배차를 줄여 버텨온 김포골드라인은 그 방식마저 한계에 다가섰다. 대안인 5호선 연장은 낮은 경제성과 먼 개통 시점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두 칸짜리 열차가 장기역 승강장에 들어선 건 28일 오전 7시20분이었다. 사우역을 지나자 객실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종점 한 정거장 전인 고촌역에서는 문이 열려도 오르지 못한 승객이 있었다. 그...
  2. [현장]한강버스 요금 2배 된다…관광이냐 교통이냐, 주말 요금 두고 공방 서울시가 내년 4월부터 한강버스 주말·공휴일 요금을 3천 원에서 6천 원으로 올린다. 평일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둔다.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를 열고 차등요금제 세부안을 공개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과 전문가, 운영사 관계자, ...
  3. 주말엔 더 내고 평일은 3천 원 그대로…한강버스 '차등요금' 꺼냈다 주말마다 한강버스에 여가 이용객이 몰려 대기 불편이 커지자, 서울시가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두고 주말·예약 요금을 따로 매기는 차등요금제를 추진한다.서울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차등요금제의 도입 목적과 필요성, 주말&mi...
  4. [이슈] 서울역~킨텍스 17분…GTX-A 달리는데, 다른 노선 2031년에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개통 2년 반 만에 누적 이용객 4047만 명을 넘어서며 경기도민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B·C노선은 착공식 이후에도 실제 공사가 늦어지면서 2031년에야 개통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서울역 지하 GTX-A 승강장에서 열차에 올랐다. 연신내역과 대곡역을 지난 열차는 경기 고양 킨텍스역에 멈춰 .
  5. 로보택시 회사들 데이터 공유한다…외산 라이다 대신 국산 부품 우선 검토 미래차 부품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하고도 양산 경험과 수요처가 없어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부가 완성차·부품·반도체·로보택시 기업을 짝지은 협력 협약 5건을 맺었다.산업통상부(산업부)는 30일 서울 현대모비스 본사에서 '미래차 생태계 구축 협력' 업무협약식과 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M.AX 얼라이언스' ...
  6. [이슈]한강버스 적자는 서울시민 세금으로, 주말 요금은 서울시민도 2배 서울시 요금안대로라면 내년 4월부터 주말에 한강버스를 타는 서울시민은 6천 원을 낸다. 외국인 관광객, 다른 지역 주민과 같은 요금이다. 한강버스 운항 적자는 서울시 재정으로 메운다.서울시는 지난달 29일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안)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주말·공휴일 요금을 두 배로 올리는 차등요금제를 공개했다. 이 ...
  7. 美는 수입 금지하는데…韓, 中 로보택시 안보 규제 '미도입' 중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단 차량 10대가 이미 서울 강남을 달리고 있지만, 국내 운행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중국산 로보택시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국토교통부(국토부)에서 받은 '중국산 로보택시 국내 도입 및 규제 현황' 자료를 28일 ...
  8. 서울시 "2030년까지 자율주행 시내버스 500대 도입 추진" 기존 버스에 센서를 덧붙이는 소규모 실증으로는 대량 도입에 한계가 있자, 서울시가 현대차·버스업계와 손잡고 자율주행 전용 시내버스 500대 도입을 추진한다.서울시는 1일 시청에서 현대자동차,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버스조합)과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
  9. 현대캐피탈 대출금 상환 유예…렌터카 업계 경영난 완화 기대 부산지역 중소 렌터카업체들이 캐피탈 사를 이용해 렌터카 차량을 할부로 구매할 시 매월 정기적으로 내는 대출금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유예 기간 발생하는 경과이자도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대출금 상환 유예와 경과이자를 감면받으면 고물가·고금리·고유가 여파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렌터카 가동률이 바닥 수준...
  10. 오세훈 "버스도 필수공익사업장 지정해야"…교통공사 정원 감축은 '시민 요구'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시내버스도 지하철처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서울시 입장을 재확인했다.오 시장은 이 날 오전 10시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교통 현안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와의 정원 협상이 쟁의 절차로 이어지는 상황과 시내버스 통상임금 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