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골드라인 혼잡과 서울 5호선 김포·검단 연장 신속 예비타당성조사 지연을 둘러싼 쟁점을 점검하는 정책 토론회가 17일 김포아트홀에서 열렸다.
서울 5호선 연장 정책 토론회 2부에서 전문가들이 노선 위계와 예비타당성조사 쟁점을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서울 5호선 김포·검단 연장은 수년째 지역 최대 현안으로 거론돼 왔지만,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된 문제의식은 단순한 ‘유치 찬반’을 넘어섰다. 논의의 출발점은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이어져도 정책 결정 단계에서는 왜 계속 벽에 부딪히는가라는 질문이었다.
1부 발제를 맡은 이환승 김포도시교통포럼 대표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와 서울 5호선의 역할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급행철도가 장거리 이동 수요를 전제로 설계된 반면, 김포의 일상 통근과 골드라인 과밀을 풀기 위해서는 촘촘한 역 배치와 잦은 배차로 혼잡을 분산하는 도시철도 성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는 5호선을 대체할 수가 없고 김포는 두 노선으로 들어와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골드라인 혼잡을 줄이려면 ‘생활형 철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신속 예비타당성조사 지연이 지역에 주는 불확실성도 짚었다. 그는 “예타 발표가 있어야만 비로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 뒤 “예타 발표가 있어야 이후 선택지를 논의할 수 있는데, 지금은 출발선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로 지연 상황을 지적했다.
이환승 김포도시교통포럼 대표가 서울 5호선 김포 연장 신속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전략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 시민단체가 기획재정부와 KDI(한국개발연구원)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정책 토론까지 주최한 배경도 이 과정에서 언급됐다.
논의는 자연스럽게 ‘경제성’으로 옮겨갔다. 이 대표는 골드라인 혼잡도가 한때 “290% 이상”까지 올랐고, 증차·버스 증편 이후 “220% 정도로 완화”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운행 거리와 운영시간이 길어질수록 운영비 적자 문제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가 예타 과정의 핵심 쟁점으로 작용한다고도 설명했다.
이 대표는 해법의 한 축으로 역세권 개발 결합을 제시했다. 그는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민관 합동 역세권 개발(PPP) 같은 수익형 구조를 결합해야 운영 적자와 경제성 문제를 함께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 한국교통대학교 교수가 2부 토론에서 노선 위계와 수요 분석 관점에서 5호선 연장 쟁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2부 토론은 같은 장소에서 곧바로 이어졌고, 쟁점은 ‘노선 위계’와 ‘중복 투자’ 논점으로 더 구체화됐다.
김현 한국교통대학교 교수는 김포골드라인이 김포공항역을 종점으로 하면서, 이용자가 김포공항역에서 5호선·9호선·공항철도(서해선 포함)로 환승해 강북권·여의도·강남권으로 이동하는 체계가 굳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5호선이 연장되면 김포공항역 환승 없이 강북권·여의도권으로 직결 이동하는 흐름이 일부 형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다만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와 5호선 연장 노선이 통행권에서 겹치면 예타 과정에서 두 노선이 ‘선택지’로 함께 비교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용자가 더 빠른 노선으로 쏠릴 경우 수요가 급행철도 쪽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분석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고준호 한양대학교 교수는 수요의 구조적 한계를 ‘도시 형태’에서 짚었다. 그는 김포가 인구 규모가 커도 생활권이 넓게 분산돼 있으면 역세권 집객이 약해 도시철도 수요를 끌어올리기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9호선·공항철도 등 대안 노선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5호선 연장 노선이 주요 고용 중심지로의 최단 경로를 만들기 어렵다면 수요를 크게 올리는 데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옥균 전 김포시의원이 방청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토론이 무르익자 방청석에서는 경제성 지표를 둘러싼 질문이 나왔다. 홍용원 김포검단시민연대 고문은 “최근 KDI와 면담했는데 KDI는 아직 BC(비용 대비 편익 비율)를 발표한 적이 없다고 했다”며 “그런데 BC 0.4가 떠도는 만큼, 이 수치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와 발표 시점을 알고 싶다”고 물었다.
김현 교수는 “예타 결과는 내부 논의가 정리돼야 공개할 수 있는 민감한 수치”라며 “자료에 제시된 0.89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예상은 가능하지만, 발표 전 특정 값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환승 대표도 “예상보다 낮은 수치가 거론되면서 지난 8월 보완방안을 제출해 재검토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면서도 “수치를 언급하는 방식은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옥균 전 김포시의원도 발언에 나섰다. 그는 혼잡 시간대에 “2번, 3번을 기다려서” 열차를 탄 경험을 말하며, 환승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5호선 연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의 유발 수요와 생활권 변화를 예타가 어떻게 다루는지도 문제로 제기했다.
토론 중에는 ‘설득의 대상’을 넓혀야 한다는 문제 제기도 나왔다. 본지 기자는 “정책 실무자 입장에서는 ‘골드라인이 김포공항에서 끝나는데 5호선을 왜 더 끌어와야 하느냐’고 묻기 쉽다”며, 풍무·고촌 등 승차가 어려운 생활권과 검단 수요를 설득 프레임 안에 더 분명히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는 이 제안을 ‘감성적 어필’이 아니라 시민 홍보와 설명 전략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답했다.
이날 토론회가 남긴 결론은 단순했다. 필요성의 언어는 충분히 쌓였지만, 예타의 경제성·비용 구조와 ‘중복 투자’ 프레임 속에서 그 언어가 점수로 전환되는 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참석자들은 결과 발표 시점이 불확실한 만큼, 통과·지연·부정적 결론까지를 모두 상정한 다음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는 취지로 의견을 모았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