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대법원 판결과 고용노동부 시정명령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와 버스운송사업조합이 통상임금 지급을 회피하고 있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근로기준법 준수를 촉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조합원들이 ‘임금포기·임금삭감 강요 중단’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25일 성명을 내고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노동부의 시정명령조차 무시하며 체불임금을 방치하는 것은 시민 혈세 낭비를 자초하는 불법행위”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정기상여금과 명절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판시했으며, 고용노동부도 이를 근거로 서울 시내버스 회사들에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울시와 사업조합은 오히려 임금체계 개편을 내세우며 체불임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서울시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상여금을 기본급에 포함시키되 근로시간을 줄여 총액 변동이 없도록 하는 ‘무늬만 임금체계 개편’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상 임금삭감이며 이미 근로자에게 귀속된 권리를 빼앗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체불임금에는 연 6%에서 최대 20%의 지연이자가 발생하고 있어 시민 혈세가 불필요하게 낭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성명은 지난 9월 5일 열린 중앙노사교섭위원회 10차 본교섭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나왔다. 당시 교섭은 5월 비공식 협상 결렬 이후 약 3개월 만에 재개됐지만, 핵심 쟁점인 통상임금 문제를 두고 노사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다.
노조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당연히 지급해야 할 임금은 교섭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으나, 서울시와 사업조합은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른 인건비 급증을 감당하려면 임금체계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고 맞섰다.
이번 갈등은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이어진 연속선상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서울시는 버스 운송 적자를 전액 보전하는 ‘사후정산제’를 폐지하고, 미리 정한 상한선 내에서만 지원하는 ‘사전확정제’로 전환하는 재정 개편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노조는 “수익성이 낮은 노선의 폐지와 인력 감축으로 시민 이동권이 위협받는다”며 반발했다. 이후 수능 당일 침묵 집회, 4월 임금 협상 결렬과 준법투쟁 등 갈등이 반복돼 왔으며, 이번 통상임금 문제 역시 같은 맥락에서 불거진 것이다.
특히 노동부는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에 걸쳐 버스회사들에 정기상여금과 명절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차액을 지급하라는 시정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사업조합은 “상여금은 성과급 성격이 있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서울시가 준공영제 주체임에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통상임금 갈등을 방치할 경우 막대한 이자와 손해배상금이 시민 세금으로 충당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사안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향후 노사 교섭 상황을 지켜본 뒤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