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개월간 멈춰 있던 서울 시내버스 노사 협상이 5일 다시 공식 테이블에 오른다. 고용노동부의 잇따른 임금체불 시정지시가 양측을 협상 자리로 이끌었지만 핵심 쟁점인 통상임금 처리를 둘러싼 입장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서울 송파버스공영차고지에 시내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교통일보) 서울시내버스노동조합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5일 오후 4시 잠실교통회관에서 중앙노사교섭위원회 10차 본교섭을 연다. 5월 28일 비공식 교섭이 결렬된 이후 실무 접촉만 이어오다 처음으로 노사 교섭위원 각 3인이 공식 기구에서 마주 앉는 자리다.
교섭 재개의 배경에는 고용당국의 압박이 자리 잡고 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달 6일 노조가 버스회사 3곳을 상대로 낸 임금체불 진정을 받아들여 정기상여금과 명절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한 2~3월치 수당 차액을 지급하라고 시정지시를 내렸다.
이달 3일에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고양지청도 버스회사 1곳에 같은 내용의 시정지시를 했다. 시정지시가 쌓이면서 임금체불 이자도 불어나고, 일부 퇴직자가 인상분을 받지 못하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양측 모두 장기 교착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그러나 핵심 쟁점에서 노사 입장차는 여전히 평행선이다. 노조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는 대법원 판례와 노동부 행정지침으로 결론 난 권리분쟁 사항이므로 단체교섭 대상 자체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통상임금은 노동부 결정에 맡겨두고 본래의 단체교섭 사항에 성실히 임하라"는 것이 노조의 요구다.
반면 사업조합은 상여금·명절수당을 통상임금에 반영하면 3천억 원대 재정 부담이 불가피하다며 임금체계 개편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조합 측 관계자는 "기존 아이디어는 다 나왔지만 접점을 찾지 못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업조합은 시정지시에도 이의신청을 제출하며 법리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상여금은 성과급 성격이어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으며,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더라도 시급제가 아닌 월급제 기준으로 재산정돼야 한다는 논리다. 고양지청 시정지시에도 같은 내용으로 이의신청을 낼 계획이다.
사업조합 관계자는 "10월 말 동화운수 사건 판결이 나오기 전에 원만하게 타협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며 협상 장기화를 우려했다. 작년에도 임금협상이 1년 넘게 끌린 전례가 있어, 이번 교섭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또다시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