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하면서 30일 첫차부터 운행 차질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시는 지하철 173회 증편과 무료 셔틀버스 500대 투입 등 비상수송 체계를 즉각 가동했다.
서울역 버스환스센터에서 시내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28일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의 84.9%가 찬성해 쟁의행위를 최종 가결했다고 밝혔다. 재적 조합원 1만8,082명 중 1만5,941명이 참여했고, 투표 인원 대비 찬성률은 96.3%에 달했다.
노조는 이날부터 임단협 법정 조정기한인 29일까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 회의를 이어가지만, 합의가 불발되면 30일 첫차부터 준법투쟁과 파업 등 쟁의행위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노조와 사측은 지난해 12월부터 9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핵심 쟁점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바뀐 통상임금 적용 범위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재직 조건이나 근무 일수 조건이 붙은 정기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라"고 판결했다.
노조는 격월로 받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하고 시급 8.2% 인상, 65세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편입되면 버스 기사 임금이 평균 15% 오르고 추가 인건비만 연간 1,700억원에 이른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서면 2년 연속 파업이 된다. 지난해 3월에는 12년 만의 총파업으로 시내버스 90% 이상이 운행을 멈추며 출근길 대란이 빚어진 바 있다.
이에 서울시는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가동하고 24시간 비상 연락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하철은 하루 총 173회 증편하고, 출퇴근 혼잡 시간대를 기존보다 1시간 연장해 열차 투입을 늘린다. 지하철 막차도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할 예정이다.
버스가 끊기는 지역을 위해서는 25개 자치구에서 주요 거점과 지하철역을 잇는 무료 셔틀버스 약 500대를 즉시 투입한다. 마을버스조차 닿지 않는 지역을 우선 대상으로 하며, 쟁의행위가 장기화할 경우 초·중·고교와 공공기관·민간기업에 등교·출근 시간을 1시간 조정해줄 것을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가급적 전면적인 쟁의행위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사 간 협의를 끝까지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비상수송대책 마련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