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고가차도 붕괴사고를 수시검사한 결과, 시공사가 승인 없이 작업을 강행하고 서울시는 붕괴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5월 2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붕괴해 소방·구조 인력이 현장 수습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작업에 대한 수시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공사·감리사·서울시·한국철도공사를 14일 수사의뢰했다. 국가철도공단과 한국철도공사에는 시정명령 2건·개선권고 4건 등 총 6건의 시정조치를 통보했다.
국토부는 지난 6월 4일부터 19일까지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철도보호지구 행위신고 수리조건 이행 여부를 집중 점검했다.
검사 결과 위반사항은 세 갈래로 확인됐다. 먼저 시공사와 감리사는 기본작업계획서와 철도운행안전협의서를 코레일로부터 승인받지 않은 채 작업을 진행했다.
사고 당일 실제 시행한 'S9 슬래브 전도방지 설치작업'은 기본작업계획서에 없던 작업임에도 승인받은 것처럼 허위 문서를 작성했다. 작업 인원도 협의서에는 4명으로 기재했으나 현장에는 13명을 무단 투입했다.
서울시는 시공사로부터 교량 붕괴를 유발한 2.9cm 단차 발생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고도 사고 발생 시까지 공사 중지나 철도운영사 통보 등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국토부 고시에 따르면 긴급상황 발생 시 즉시 공사를 멈추고 국가철도공단·한국철도공사에 통보해야 한다.
코레일은 사고 당일 작성된 철도운행안전협의서를 검토하면서 첨부된 기본작업계획서와 실제 작업 구간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협의를 진행했다. 기본작업계획서에는 S8·P7 구간으로 명시됐으나 협의서에는 붕괴가 발생한 S9 구간으로 기재돼 있었다.
국토부는 이번 사고 관련자들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하고, 시공사·감리사에는 허위 서류 작성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도 추가로 제기했다.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5월 28일부터 별도로 운영 중이다.
조성균 국토교통부 철도안전정책관은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사고는 원칙에 따른 승인 절차만 지켰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수사의뢰를 통해 책임을 엄정히 규명하는 한편 전체적인 철도안전 강화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