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전기차 판매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하면서 지자체 보조금 부담이 한계에 달하자, 정부가 국비·지방비 분담 구조와 차종별 지원 단가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전기차들이 충전소에서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는 전기차 보조금 운영 체계의 적정성을 살피기 위한 연구용역을 조만간 발주하고, 전문가 의견 수렴 절차도 병행한다고 7일 밝혔다.
현행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국비와 지자체가 부담하는 지방비로 구성된다. 전기차 보급 사업 업무처리지침은 지자체가 국비 보조금의 30% 이상을 지방비로 편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이 기준이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확대된 현 상황에서도 모든 지자체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제도 손질의 직접적인 배경은 판매 급증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규 등록 전기차는 19만8천50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6% 늘었다. 전체 신규 등록 차량 85만636대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23.3%에 달했다. 보조금이 일부 지역에서 조기 소진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신차 등록 대수가 전국 최다인 경기도가 최근 재정위기를 선언하면서 지방비 분담 기준 조정 필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전기차 지원 대수가 늘수록 지자체 부담도 함께 커지는 구조여서, 지역별 재정 여건을 반영하지 않은 현행 일률 기준을 유지할지를 두고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방비 분담 기준 외에 승용차·화물차 등 차종별 보조금 단가도 점검한다. 차량 가격과 성능, 내연기관차와의 가격 차이를 종합적으로 따져 지원 수준을 다시 산출한다는 구상이다.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수요 정체인 '캐즘'을 벗어나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 정부는 내년도 지원 물량 확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기후부 인증을 거쳐 출시를 준비 중인 대형 전기 화물차에 대한 보조금 기준도 새로 마련한다. 가격이 높고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내연기관 화물차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기후부 관계자는 "원가 등을 고려해 어느 정도 보조금을 지급해야 내연기관차 대비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