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2,549명으로 전년보다 1.1% 늘어, 사고 건수와 부상자가 모두 줄었음에도 사망 피해는 오히려 악화됐다.
서울 강남역 인근 도로에서 차량들이 정체를 빚고 있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는 2,549명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으며, 고령운전자로 인한 사망이 10.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교통일보)
경찰청과 한국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2025년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는 193,889건으로 전년 대비 1.3% 줄었고, 부상자도 271,751명으로 2.4% 감소했다.
그러나 사망자는 2,549명으로 전년보다 28명 더 늘었다. 양 기관은 "사고 건수와 부상자는 줄었으나, 아쉽게도 사망자 수는 다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사망자 증가의 핵심 배경으로는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변화가 지목됐다.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는 전년 대비 8.3% 늘어난 45,873건을 기록했고, 이로 인한 사망자도 761명에서 843명으로 10.8%나 급증했다. 고령 보행자 사고 역시 11,301건에서 11,498건으로 1.7% 증가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993만 명에서 1,051만 명으로 5.8% 늘었고,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도 517만 명에서 563만 명으로 8.9% 증가하는 등 인구 고령화가 사고 통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보행자 교통사고의 경우 건수는 36,706건에서 35,356건으로 3.7% 줄었으나, 사망자는 920명에서 926명으로 소폭 늘었다. 비고령자의 사망사고는 저녁·야간(오후 6시~자정) 시간대에 집중되는 반면, 고령자는 오후에서 이른 저녁(오후 4~8시)과 아침(오전 6~8시) 시간대에 사고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륜차 사고도 우려스러운 흐름을 보였다. 전체 사고 건수는 14,129건으로 전년보다 7.6% 감소했지만, 사망자는 361명에서 388명으로 7.5% 늘었다. 연령대 분포는 비교적 고르게 나타났으나, 70대 이상에서 113명(29.2%)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13일 오전 10시 55분께 경기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주행 중인 트럭이 상점 앞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났다. 사진은 사고 현장. (연합뉴스)반면 일부 분야에서는 의미 있는 개선세가 확인됐다.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는 138명에서 121명으로 12.3% 줄었다. 특히 5년 전인 2021년 사망자 206명과 비교하면 4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음주측정 방해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와 음주운전 방지장치 도입 홍보 등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음주운전 사고 건수 역시 11,037건에서 10,351건으로 6.2% 감소했다.
화물차 교통사고는 건수 24,230건·사망자 585명으로 각각 1.0%, 1.5% 줄었다. 관계기관 합동단속과 졸음운전 예방 교육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고속도로 사고도 5,023건·사망자 185명으로 1.1% 줄었으나, 화물차 사망자 비율이 59.5%(110명)에 달했고 안전운전 불이행 관련 사망자가 77.8%(144명)를 차지해 여전히 구조적 문제가 남아있음을 보여줬다.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 이서영 경무관은 "고령 인구와 운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고령자 중심의 교통안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어 "지역별 노인 동아리에 교통안전반장을 두어 교육·홍보와 안전용품 배포를 추진하고, 온라인 정보 접근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한 찾아가는 교통안전교육을 통해 고령자 사고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 교통사고 세부 통계는 경찰청 누리집 경찰통계자료실에서 열람할 수 있다.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