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둘러싸고 재정 투입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서울버스조합) 관계자가 “재정 구조부터 짚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이 시내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서울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정치권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제도 개편과 유지 여부를 둘러싼 발언도 잇따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용 구조와 재정 투입 방식에 대한 설명과 이해 없이 찬반 구호만 앞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서울버스조합)의 한 관계자는 12일 본지와 만나 “준공영제 논의가 요금이나 보조금 규모 이야기로만 흐르는데, 실제로는 돈이 어떻게 들어오고 나가는 구조부터 봐야 한다”며 “그 구조를 봐야 준공영제를 보완할지, 다른 제도로 넘어갈지에 대한 판단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준공영제는 대중교통 이용 편의 증진과 교통 서비스의 공공성 강화를 목표로 서울시가 2004년 전국 최초로 도입한 제도다. 수익 노선 쏠림과 적자 노선 운행 기피로 발생하던 교통 소외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노선 운영과 수입 관리를 공공이 일정 부분 맡고 민간 운송사는 운행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요금 수입은 공동 관리되고, 표준운송원가를 기준으로 부족분을 시 재정으로 보전하는 구조가 이 제도의 뼈대다.
2004년 제도 도입 이후 요금 인상은 제한적으로 이뤄졌지만, 인건비와 유류비, 차량 정비비 등 운영 비용은 꾸준히 상승했다. 이로 인해 버스회사 재정은 자체 수익만으로 균형을 맞추기 어려운 구조로 굳어졌고, 시 재정 투입이 상시화되는 흐름이 이어졌다.
비용 증가 추이는 1일 1대당 표준운송원가 변화에서 확인된다. 서울시·서울버스조합 자료에 따르면 1일 1대당 운송원가는 2004년 약 44만 원 수준에서 2010년대 초반 60만 원대로 올라선 뒤, 2023년에는 약 86만 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요금이 장기간 유지되던 구간에서도 운송원가가 누적적으로 늘어나는 흐름이 이어진 셈이다.
2023년 기준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인건비다. 운전직을 중심으로 한 인건비 비중은 약 65.1%였고, 연료비가 약 15.0%, 정비·관리비 등 기타 비용이 14% 안팎을 차지했다. 인건비·연료비·정비 관련 비용만 합쳐도 전체의 80%를 넘는 구조로, 단기간에 줄이기 어려운 고정비 성격 지출이 운영비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반면 요금은 비용처럼 매년 누적적으로 오르는 방식이 아니라, 장기간 유지됐다가 한 번에 조정되는 흐름을 반복해 왔다. 시내버스 기본요금(일반)은 2004년 7월 800원으로 조정된 뒤 2007년 4월 900원으로 100원 올랐고, 2012년 2월 1050원으로 150원 인상됐다. 이후 2015년 6월 1200원으로 150원 조정된 뒤 상당 기간 유지됐다가 2023년 8월 1500원으로 한 차례 인상됐다.
이런 요금·비용 구조의 간극은 결국 재정 투입 확대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시내버스 운영 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서울시 재정지원금은 2004년 약 1374억 원에서 2022년 약 8500억 원 수준까지 늘었고, 2023년에도 약 7250억 원대가 투입된 것으로 정리됐다. 연도별로 증감은 있지만, 요금 수입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비용 증가분을 재정으로 메우는 구조가 상시화됐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에 전기버스 전환, BRT(간선급행버스체계) 확충, 차고지 및 충전 인프라 구축 등 중장기 투자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서울시 재정은 ‘운영 적자 보전’과 ‘구조 개선을 위한 투자’라는 이중 부담을 동시에 떠안는 구조가 됐다. 운영비를 줄이기 어려운 비용 구조와 정책적 투자 수요가 겹치면서, 준공영제의 재정 문제는 단순한 해마다의 적자 보전 차원을 넘어 구조적인 과제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버스운송사업조합의 한 관계자는 “요금 인상은 시민 체감이 크고, 반대로 재정 투입은 ‘세금’이라는 형태로 부담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두 부담이 동시에 존재하는 만큼, 어느 한쪽만 떼어 놓고 논쟁하면 결론이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버스 요금이 오른다고 해서 운송업체가 그만큼 이익을 더 가져가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대부분은 인건비와 연료비, 유지·관리비 같은 운영비로 흡수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준공영제를 유지하든, 손보든, 다른 제도로 바꾸든 간에 먼저 이 돈의 구조부터 공개적으로 놓고 봐야 한다”며 “운영비가 어디에서 발생하고, 요금 수입이 어느 정도를 커버하며, 부족분이 어떤 기준으로 보전되는지부터 설명해야 시민들도 제도 논의를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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