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 통행속도 제한을 어린이 통행량이 적은 시간대에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박용갑 국회의원(대전 중구).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중구·국토교통위원회)은 21일 어린이보호구역에 적용되는 통행속도 제한을 평일 야간과 새벽, 주말, 공휴일, 방학 등 시간대에 따라 다르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유치원·초등학교·어린이집 인근 도로를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시속 30㎞ 이내로 통행속도를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 통행량이 거의 없는 심야·새벽 시간대와 주말·방학에도 평일 낮과 동일한 제한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면서 시민 불편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경찰청은 이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연구용역과 전문가·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어린이보호구역 시간제 속도제한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일부 구간에서 심야 시간대 속도 제한을 완화해 운영했다.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비첨두 시간대 평균 통행속도가 7.8% 높아졌음에도 제한속도 준수율은 43.5%에서 92.8%로 113.1% 상승했고, 보행자 교통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등교 시간대에는 오히려 평균 통행속도가 4.8% 줄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이 시간제 속도제한을 운영한 4개 지역에서 학부모·교사 400명과 일반 운전자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학부모·교사의 74.8%, 일반 운전자의 75.1%가 어린이 통행이 적은 시간대의 일률적 제한을 비효율적이라고 응답하며 시간제 운영에 찬성했다.
현장 사례도 뒷받침한다. 대구자치경찰위원회는 시민 여론조사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어린이보호구역 특정 시간대 속도제한 정책을 도입했고, 이 사례는 2025년 정부혁신 왕중왕전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았다.
해외에서도 미국·영국·일본·싱가포르 등 주요국이 어린이 통행이 집중되는 등·하교 시간대를 중심으로 속도 제한을 운영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시장 등이 어린이보호구역 지정·해제나 통행속도 제한을 추진할 때 지역 주민과 교통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교통사고 예방 효과를 분석하는 절차를 신설하는 내용도 담겼다.
어린이 보행자 통행량과 통상적인 학교 체류시간을 기준으로 시간대별 속도 제한을 달리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박 의원은 "경찰청과 한국도로교통공단의 여러 연구를 통해 통행량이 적은 시간대에 탄력적으로 운영하더라도 보행자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학부모·교사·운전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이 확인됐다"며 "어린이보호구역 통행속도 제한이 시간대별로 유연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청이 발표한 심야시간 어린이보호구역 통행속도 제한 탄력 운영 결과 자료. (자료=경찰청)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