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오는 13일 전면파업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서울 시내 한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오는 13일 전면파업을 예고했다. (사진=교통일보)
노조는 11일 '앞으로 정할 임금'과 '이미 발생한 미지급분'을 명확히 분리해야 한다는 구도를 제시했다. 단체교섭에서 임금 3%를 기준으로 협상하자는 요구를 해왔을 뿐, 체불임금은 교섭 대상이 아니라 법원과 노동당국 판단에 따라 정산돼야 할 확정 채권이라는 입장이다.
노조가 배포한 '요구 사항 비교표'에는 서울시와 사업조합이 2025년 임금·단체교섭 의제와는 별개로 체불임금 지급의무를 사실상 면제받으려는 구조가 정리돼 있다.
노조는 체불임금 지급의무가 이미 사법 판단과 노동당국 절차를 통해 확인된 영역이라는 전제를 두고,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사법기관에서 다투면 된다는 논리를 편다.
노조가 문제 삼는 지점은 체불임금이 임금 인상 요구로 재구성되는 방식이다. 약정 임금 100만 원 중 90만 원만 지급된 경우, 미지급된 10만 원은 인상이 아니라 원래 지급됐어야 할 금액이라는 설명이다.
이 미지급분을 임금 인상 요구와 합산해 '월 13만 원 인상 요구'처럼 표현하는 방식이 사안을 왜곡한다는 것이 노조의 논리다. 노조가 제시한 요약 문장은 "체불임금은 인상이 아니라 정산"이다.
쟁점이 '통상임금'이라는 용어로 확장되는 과정도 논쟁의 일부다. 노조는 단체교섭에서 통상임금 산입 문제를 의제로 제기한 적이 없다고 선을 긋는다.
다만 동아운수 사건과 관련해 사측 대리인이 제출한 상고이유서에는 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법정 주장이 담겼다고 지적한다. 법정 주장과 달리 대외적으로는 '통상임금'을 앞세운 설명이 반복되면서 사안이 임금 인상 교섭으로 오인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시각이다.
노조가 배포한 비교표에는 체불임금과 쟁의행위의 적법성 문제도 함께 정리돼 있다. 확정된 권리 구제를 목적으로 한 쟁의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법원 판례 취지를 전제로, 체불임금은 사법 절차로 정리돼야 할 영역으로 분류했다. 반면 임금이나 단체협약처럼 장래의 근로조건을 정하는 교섭은 쟁의행위가 가능한 영역으로 분리했다.
이번 갈등의 뿌리는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 문제다. 서울고법은 지난해 10월 동아운수 통상임금 소송 항소심에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산정 기준 시간을 월 176시간으로 인정했다. 2024년 말 대법원 판례를 서울 시내버스 회사에 처음 적용한 판결이다.
노조는 이에 따라 법정수당이 연쇄적으로 증가해 실질 인상률이 12.85%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항소심에서 노조 요구액의 44.5%만 인용된 점을 들어 실제 인상 효과는 6~7% 수준에 그친다고 맞선다.
노조는 타 지자체 사례로 2025년 6월 부산시의회 상임위원회 질의·답변을 거론하며 행정 해석의 차이를 부각했다. 당시 부산시 교통혁신국장은 "대법원 판결 취지 적용이 전제돼야 하며, 재정 부담은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노조는 이를 판결 적용을 기정사실로 두고 재정 대책을 논의하는 접근으로 해석한다.
핵심은 같은 금액이라도 체불로 분류되면 지급의무와 지연 책임 문제가 따르고, 인상으로 분류되면 노사 교섭의 산식과 재정·요금·지원 논의로 이동한다는 점이다. 법원과 노동당국 판단이 향후 쟁점 판단의 핵심 변수로 남는다.
노사는 파업 예고일 하루 전인 내일(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임금·단체협약 최종 교섭에 나선다.
서울에서 7,400여 대의 버스가 운행 중인 만큼 협상이 결렬될 경우 13일 오전 첫차부터 교통대란이 불가피하다. 노조는 지난해 5월과 11월에도 파업을 예고했다가 막판 합의로 철회한 전례가 있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관계자는 본지와의 대화에서 "예정된 서울시내버스 파업은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앞 인도. 서울시버스노조 조합원 160여명이 '단체교섭 승리! 서울시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서울시내버스노동조합)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