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협회가 ‘미래도로 전문가 양성을 위한 제6차 교육세미나’를 열었다. 지하터널 시공 계측부터 지하고속도로 개발, 재해재난 대비 유지관리 전략까지 도로분야 지하 모빌리티 건설 기술을 집중 공유했다.
미래도로 전문가 양성을 위한 제6차 교육 세미나’ 행사 현장 배너. (사진= 교통일보 오승안 기자)‘도로분야 지하 모빌리티 건설 기술’을 주제로 한 이번 세미나는 28일 서울 스페이소쉐어 강남센터에서 국내 도로·터널 분야 실무자를 대상으로 지하공간 인프라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목표로 기획됐다.
국토교통부 인가 비영리법인인 한국도로협회가 도로법 제105조에 따른 의무 교육사업의 일환으로 마련한 자리로, 대형 건설사와 공공기관, 지자체 도로 담당자 등이 참석해 지하도로 정책과 기술 동향을 함께 점검했다.
세미나는 오후 1시 등록과 인사말을 시작으로 3개 강의가 이어졌다. 1교시는 ‘지하터널 시공 및 지반 리스크 계측 관리’를 주제로 김영배 마레앤씨 대표가 강단에 섰다.
강의는 터널 굴착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하수 유출, 단층·암반 붕괴 위험 등 지반 불확실성을 짚고, 고성능 센서와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지반 리스크를 사전에 감지·예측하는 스마트 계측 기술을 소개했다.
실무 경험과 실제 사고·불량 사례를 바탕으로 계측 데이터 분석 방법을 공유하며 “시공 단계에서의 계측은 비용 절감뿐 아니라 구조물 장기 안전을 담보하는 핵심 공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영배 터널엔지니어링 대표가 ‘지하터널 시공 및 지반 리스크 계측 관리’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2교시는 김영근 건화 부사장이 맡아 ‘지하고속도로 특성과 글로벌 동향’을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도심 인구와 차량 증가로 지상 교통용량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지하고속도로가 교통 혼잡 완화와 도시 환경 개선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짚었다.
해외 주요 도시의 지하도로 성공 사례를 통해 심도·구조·공법별 특징을 비교하고, 지하시공 정보 플랫폼(U GIS)과 지능형교통체계(ITS), 스마트 터널 기술을 결합한 설계·운영 전략을 소개했다.
참석자들은 국내 적용 가능한 설계 기준과 환기·화재 안전 기술의 방향성에 관심을 보였고, 지하도로를 도심 전체의 입체 교통망으로 확장하는 관점이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3교시는 도종남 한국도로공사 박사가 ‘재해재난 대비 지하도로 운영 및 유지관리 전략’을 주제로 강의했다. 도 박사는 집중호우와 지반 침하, 지하수위 변화 등으로 지하공간 안전 문제가 상시화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지하도로 침수·화재 등 재난 취약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공 중 발생한 지반 변위와 지하수위 변화가 운영 단계의 기존 구조물에까지 영향을 미쳐 연쇄 피해를 낳는 사례를 들어, 설계·시공·운영 전 과정을 통합한 유지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광역 지반 변위 관찰과 정밀 모니터링, 지하 공간 통합 정보시스템을 활용한 위험 징후 조기 탐지 방안도 제시했다.
지반 리스크 통계와 붕괴 원인 분석 결과를 공유하는 강연 현장.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이같은 논의 배경에는 지하도로 안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한층 높아진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2023년 7월 충북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에서 폭우로 인한 급류가 차량 19대를 덮쳐 14명이 숨진 참사는, 제방 관리 부실과 도로 통제 실패가 겹친 ‘예고된 인재’로 지적됐다.
이후 정부와 지자체는 지하차도·지하도로 시설점검과 비상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실제 재난에 작동하는 통합 모니터링과 운영 지침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번 세미나가 설계·시공 단계뿐 아니라 운영·유지관리 단계 교육을 포함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행사 전반을 총괄한 박진우 한국도로협회 교육홍보실장은 “대기업 건설사와 각종 국가 부처 교통 관련 종사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며 “최근 도로와 터널이 중요 국정 과제인 만큼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이번 세미나 자리를 마련했다.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교육을 이어갈 예정이니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제6차 미래도로 교육세미나’ 참석자가 지하 모빌리티·재해 대응 기술 강연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
이번 제6차 교육세미나는 지하터널 계측·지하고속도로·재해 대비 유지관리라는 세 축을 통해 도심 지하도로 정책과 기술 이슈를 한 자리에서 조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노후 인프라와 기후위기, 교통 혼잡이 동시에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하공간 개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다만 개발 속도만 앞세울 경우 오송 참사와 같은 인재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설계와 시공, 운영과 유지관리 전 과정에 걸친 ‘안전 선행형’ 패러다임이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세미나에서 제시된 계측 기술과 재해 대응 전략이 향후 국토부·도로공사·지자체의 지하도로 정책과 표준 설계·유지관리 지침으로 구체화될 경우, 우리 도로정책의 무게중심도 ‘속도’에서 ‘안전과 회복력’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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