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이 KTX에 AI와 빅데이터 기반 '상태기반 유지보수(CBM)' 시스템을 본격 도입해 고속철도 안전 관리를 한 단계 끌어올린다고 7일 밝혔다.
KTX 열차가 역에 정차한 모습. 코레일은 AI 기반 ‘상태기반 유지보수(CBM)’ 도입으로 고속철도 안전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교통일보CBM은 열차 운행 중 주요 장치의 작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고 고장을 미리 예측해 최적의 정비 일정을 잡는 시스템이다. 부품 잔여 수명과 교체 주기를 AI가 분석·예측해 필요한 시점에 정비할 수 있어 사후 수리가 아닌 예방 중심의 유지보수가 가능해진다.
새로 도입된 고속열차 EMU-260에는 주변압기, 차축베어링, 판토그래프, 승강문, 화재감지기 등 주요 장치 15종에 IoT 센서가 장착된다. 현재 4대가 시범 운행 중이며 내년 3월까지 10대에 추가 탑재된다. 센서는 공기압과 차축 발열 상태, 부품 이상 여부를 자동 검측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장 발생 전 정비를 가능하게 한다.
코레일은 앞서 수도권전철 1호선·수인분당선 전동열차와 동력분산식 일반열차(EMU-150)에 CBM을 적용해 운영해왔다. 이번 고속열차 도입으로 전동·일반·고속 모든 종류의 열차 안전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체계가 완성됐다.
기술 자립 성과도 주목받고 있다. 코레일은 2004년 KTX 도입 이후 2010년까지 프랑스 국영철도(SNCF)의 도움으로 유지보수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KTX의 '뇌와 신경망' 역할을 하는 전자제어카드(PCB) 핵심 기판을 자체적으로 재설계하는 수준까지 기술력을 키웠다.
제작사가 보안상 이유로 제공하지 않은 도면을 자력으로 구현한 것이다. 이제는 SNCF가 오히려 코레일에 PCB 검증을 의뢰할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달 29일 'AI 기반 고속철도 유지보수 토론회'를 열고 CBM·PCB 성과를 공유하며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에 CBM 전용 데이터 분석 인프라인 '디지털 랩(Digital Lab)'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AI 알고리즘 개발·분석과 정비 체계 고도화에 활용할 거점이 될 예정이다.
정정래 코레일 사장직무대행은 "코레일이 갖춘 세계 최고 수준의 고속철도 유지보수 기술력에 AI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더해 철도 안전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코레일 상태기반 유지보수(CBM) 시스템 화면. 열차 운행 중 배전반·차축베어링·견인전동기·드라이빙기어 등 주요 장치의 작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사진=코레일).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