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서울시에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 주체로서의 책무를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하며 강도 높은 성명을 냈다. 노조는 서울시가 안정적 대중교통 서비스 제공 책임을 스스로 방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사무실 입구. (사진=교통일보)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 박점곤 위원장은 23일 성명서를 내고 서울시와 사측의 교섭 태도를 정면 비판했다.
노조는 지난 수개월간 총 9차례의 중앙교섭을 통해 물가 상승을 반영한 임금 인상, 65세 정년 연장, 동일노동 임금차별 해소, 암행감찰 폐지 등 합리적 요구를 꾸준히 내놨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측은 교섭 테이블에서 임금 삭감, 무제한 해고·징계, 유급휴가 폐지 등 40여 가지가 넘는 개악안을 들고 나와 협상 자체를 무력화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특히 9차례 교섭 과정에서 단 한 번도 다룬 적 없는 '정기상여금 통상임금 제외' 안건을 사측이 노동위원회에 일방적으로 제출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통상임금 문제는 소송 결과가 나온 뒤 논의하자는 입장을 줄곧 유지해왔는데, 사측이 돌연 태도를 바꿔 교섭을 파국으로 몰고 갔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서울시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겨눴다. 서울시가 사측 논리에 동조하면서 노동조합의 요구에는 침묵하고, 오히려 '노조가 과도한 주장을 펼친다'는 왜곡된 여론을 형성하는 데 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효용성 없는 자율주행, 수상버스 등 전시행정에 수백억원을 쏟아 붓는 동안 버스 노동자의 권리는 방치되고 짓밟히고 있다"며 "공무원들에게는 역사상 최고 수준 임금 인상을 보장하면서도 버스 노동자에게는 단 한 푼의 임금 인상은커녕 오히려 임금을 삭감하고 무제한 해고를 허용하겠다는 이중적인 태도는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시정 철학을 스스로 모욕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헌법상 기본권인 단체행동권을 침해하고 준공영제 개편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노동자와 시민을 적으로 돌리는 서울시 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시대착오적인 암행감찰도 폐지해 버스 노동자의 최소한의 인권과 시민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노동자 권리를 짓밟고 교섭을 파괴하고 헌법과 법률조차 외면하는 작태에 우리 서울시 버스 노동자들은 시민과 함께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며 "서울시가 진정한 책임을 다하지 않아 발생하는 이후의 결과는 모두 서울시로부터 기인한 것임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