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서울시교통회관이 재건축 추진을 공식화했다. 치솟는 보유세와 노후화에 따른 유지비 부담이 한계에 달하면서 결단을 내린 것이지만, 자금 조달과 인허가라는 두 개의 산을 넘어야 하는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잠실 서울교통회관 전경. (사진=교통일보)
서울시교통회관은 지난달 25일 열린 올해 정기총회에서 재건축 추진과 '재건축추진위원회' 구성을 결의했다고 1일 밝혔다. 추진위 구성과 운영 방식 등 세부 사항은 향후 이사회에서 별도로 논의하기로 했다.
재건축 결정의 배경에는 갈수록 무거워지는 재정 압박이 놓여 있다. 교통회관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납부한 부동산 보유세는 511억원에 달한다.
주변 개발 영향으로 공시지가가 2005년 제곱미터당 1만900원에서 지난해 2만9700원으로 세 배 가까이 뛰면서 세 부담도 함께 불어났다. 지난해 한 해에만 종합부동산세·재산세·교통유발부담금을 합산한 보유세로 34억3000만원을 납부했다.
이 금액은 지난해 임대·관리비·주차·대관 수입을 합친 총수입 92억2000만원의 37% 수준이다. 노후화에 따른 유지보수 비용까지 겹치면서 현재는 금융권 대출로 운영비를 메우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교통회관은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하며 대지 1만2143제곱미터, 연면적 3만7048제곱미터 규모다. 지하 3층·지상 12층·옥탑 2층 구조로 1983년 준공됐다. 현재 택시·버스·화물 등 자동차운송사업자 단체들이 입주해 있고, 운수종사자 교육 공간으로도 쓰이고 있다.
재건축 의지를 공식화했지만 실제 사업 추진까지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자금과 인허가다. 수익성을 갖추려면 현재보다 넓고 높은 건물을 세워야 하지만 그에 필요한 천문학적 비용을 자체 재원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온다.
인허가 문제도 만만치 않다. 교통회관은 기부채납 방식으로 조성된 부지에 들어서 있어 재건축에는 서울시 승인이 필요하다. 설립 당시 '교통회관 부지는 교통회관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특약이 걸려 있어 이를 풀어야 하는 절차도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인근 재향군인회 재건축 사례를 참고 모델로 거론하기도 한다. 재향군인회는 비슷한 상황에서 쌍둥이 건물을 지어 하나는 자체 사용하고 나머지 하나는 투자사가 활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풀어냈다.
교통회관의 현재 토지 자산 가치는 주변 시세를 기준으로 1조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지분은 택시조합 32%, 개인택시조합 25%, 화물협회 14%, 버스조합 11%, 용달협회 10%, 정비조합 4%, 전세버스조합 2%, 특수여객조합 0.2% 등 8개 운수단체가 나눠 보유하고 있다. 지분이 가장 큰 택시조합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박래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