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요금안대로라면 내년 4월부터 주말에 한강버스를 타는 서울시민은 6천 원을 낸다. 외국인 관광객, 다른 지역 주민과 같은 요금이다. 한강버스 운항 적자는 서울시 재정으로 메운다.
한강버스가 한강을 운항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안)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주말·공휴일 요금을 두 배로 올리는 차등요금제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결손을 세금으로 보전하는 만큼 서울시민은 차등요금에서 빼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시는 서울시민을 가려내기 어렵다고 답했다. 요금안은 11월 시의회 의견 청취 절차에 들어간다.
시 공청회 자료에 따르면 주말·공휴일 요금은 일반 6천 원, 청소년 3600원, 어린이 2200원이다. 평일 기본요금 3천 원은 유지한다. 사전 예약을 하면 2천 원이 붙고, 상한은 1만 원이다.
수요는 주말에 몰린다. 운영사 한강버스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9월 중순까지 주말·공휴일은 운항일의 31%였지만, 승객의 51%가 이때 탔다. 적자도 크다. 한강버스의 2025년 외부회계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손실은 93억5970만 원으로, 하루 약 2600만 원꼴이다.
운항은 민간 법인이 맡지만, 운항 부문 결손은 시가 조례에 따라 재정으로 보전한다. 시는 2024~2027년 운항결손을 135억4200만 원으로 추산하고, 이를 지원하는 협약 변경안을 시의회에 냈다.
이 요금을 논의한 '시민 공청회'에서 일반 시민의 발언은 없었다. 질의응답은 '언론, 시민 순서'로 안내됐지만, 기자와 시의원 질의 뒤 "시간 관계상" 끝났다.
본지는 공청회에서 인천 연안여객선 사례를 들어 질의했다. 인천시가 운임을 지원해 인천시민이 낮은 요금으로 배를 타는 만큼, 한강버스도 서울시민을 차등요금에서 빼고 관광객과 다른 지역 이용객에게 차등을 적용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이었다.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기본적으로 모든 금액을 3천 원으로 설정한 건 할인된 금액으로 설정을 한 거"라고 답했다. 평일 요금 3천 원 자체가 시민 몫의 할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수도권이 하나의 환승체계로 묶여 있어 서울시민과 수도권 주민을 가려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시는 개통 당시 광역버스 수준의 요금으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은 부대사업에서 낸다는 방침에 따라 3천 원을 정했다. 한상균 한강버스 대표는 원가를 충분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광역버스 기본요금이 3천 원인 점을 감안해 운영사가 잠정적으로 수용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요금 대신 선내 먹거리 할인 같은 혜택이라도 줄 수 없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다른 답이 나왔다. 운영사가 지어 시에 기부채납한 선착장으로 한강 이용 환경이 나아진 것이 시민 편익이라는 것이다. 이 선착장은 운영사가 20년간 무상으로 쓴다. 평일 3천 원과 선착장은 거주지와 관계없이 모든 이용객이 함께 누린다.
2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에서 열린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차등요금제 도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본지가 질의에서 든 인천 연안여객선은 거주지로 요금을 나눈다. 인천시는 지난해 1월부터 '인천 아이(i) 바다패스'를 시행해, 인천에 주소를 둔 시민에게 연안여객선 편도 1500원을 적용하고 있다. 다른 시·도민 운임 지원(70%)은 예산이 조기 소진되자 올해 7월 25일 끝냈지만, 인천시민 지원은 유지했다.
시는 한강버스에 같은 방식을 쓰기 어려운 이유를 탑승 방식에서 찾았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수상교통사업과 이민재 과장은 본지에 "인천 아이바다패스는 매표소가 따로 있어 신원 확인이 가능해 인천시민과 타지역 사람을 구분해 요금 차등이 가능하지만, 한강버스는 대중교통 카드를 찍고 입장하기에 서울시민과 타지역 사람의 구분이 시스템상 어렵다"고 말했다. 매표소 없이 교통카드로 타는 구조에서는 신원 확인 단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요금안에도 거주지 항목은 있다. 다만 기준은 서울 거주가 아니라 '국내거주 여부'다. 시는 이를 차등 항목 4가지 가운데 하나로 넣고, 차등 기준을 '교통카드 시스템 상 거주지 구분'으로 적었다. 적용은 이용 추이를 보며 단계적으로 검토한다고만 밝혔다.
서울시민과 다른 지역 주민을 나누는 항목은 없다. 서울연구원 요금 설문은 응답자의 서울 거주 여부를 조사했지만, 주말 이용객 중 서울시민 비중은 공개되지 않았다.
홍재희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강서5)은 서울시민 혜택을 요구한 본지 질의를 언급하며, 서울시민만 가려내기 어렵다면 내·외국인 요금 차등이라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본부장은 승선신고 기준 외국인 승객이 5~10%이고, 대중교통 입구에서 여권을 검사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시는 대신 요일로 이용 목적을 가르는 방식을 택했다.
세금은 시와 운영사의 입에서도 나왔다. 박 본부장은 "세금을 부담하고 계시는 서울 시민들께서는 기본요금 3천 원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했다. 그가 말한 3천 원은 평일 요금으로, 주말에는 서울시민도 6천 원을 낸다. 한 대표는 주말 인상으로 늘어나는 수입이 결손을 줄인다며 "이는 한강버스를 타지 않는 서울 시민의 세금을 아끼는 길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