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내년 4월부터 한강버스 주말·공휴일 요금을 3천 원에서 6천 원으로 올린다. 평일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둔다.
2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에서 열린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차등요금제 도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를 열고 차등요금제 세부안을 공개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과 전문가, 운영사 관계자, 취재진이 참석해 1시간 30분가량 발제와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시안에 따르면 주말·공휴일 요금은 일반 6천 원, 청소년 3600원, 어린이 2200원이다. 대기 없이 타려는 승객은 2천 원을 더 내고 사전 예약을 할 수 있다. 예약하면 평일 일반 5천 원, 주말 8천 원이 되며 어떤 경우에도 1만 원을 넘지 않는다.
시는 11월 시의회 교통위원회 의견 청취, 내년 2월 환경수자원위원회 의결, 3월 교통카드 시스템 구축을 거쳐 4월 요금제를 시행한다. 예약제는 다음 달부터 마곡·잠실 출발 평일 운항편에서 추가금 없이 시범 운영한다. 박진영 시 미래한강본부장은 10~30명 단체를 대상으로 전체 좌석의 10~20%만 예약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개편 배경은 주말 쏠림이다. 시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하루 평균 이용객은 주말 4467명으로 평일 2151명의 2배를 넘었다. 박 본부장은 지난 27일 기준 누적 이용객이 66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혼잡 관리 비용도 늘었다. 한강버스 측에 따르면 고객 안전관리 요원은 평일 26명, 주말 33명이다. 주말 인원은 당초 35명이었다가 2명 줄었다. 시는 주말 추가 인력에 1인당 하루 9만3600원, 연간 약 8700만 원이 든다고 추산했다.
- 지불의사액 8248원에서 20% 낮춰 6천 원
요금 산정 근거는 서울연구원 학술용역이다. 이창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초 2주간 여의도·잠실 선착장에서 내린 승객 2107명을 조사해 지불의사액(이용자가 서비스에 낼 의향이 있는 최대 금액) 중간값 8248원을 산출했다. 주중 이용객은 8192원, 주말 이용객은 8304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시는 약 8천 원에서 20%가량 여유를 둬 이용객 70%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낮췄다. 여기에 수도권 대중교통 가운데 가장 비싼 공항철도 요금(5350원)을 고려해 6천 원을 정했다. 상한 1만 원은 한강 유람선 최저요금(1만8900원)의 53% 수준이다.
운영사는 원가를 근거로 인상에 찬성했다. 한상균 한강버스 대표는 올해 3~4월 승객 1인당 실제로 받은 요금이 할인과 환승할인 때문에 평균 2358원에 그쳤다고 말했다. 자체 추산한 1인당 운항원가는 만석 기준 약 1만1천 원, 주말 탑승률 55%를 적용하면 약 2만 원이다.
한 대표는 "비용은 더 드는데 요금은 같습니다. 성격이 다른 서비스에 다른 요금을 적용하는 것은 차별이 아니라 구분입니다"라고 했다. 운영사는 주말 요금만 올려도 연간 운항수입이 17억 원에서 26억 원으로 약 9억 원 늘어난다고 추산했다. 서울연구원도 수요 감소와 평일 전환을 반영해 2027년 수입이 8억8700만 원 늘 것으로 봤다.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 시민 공청회 참석자들이 29일 행사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주말에도 출근한다'…관광·교통 수요 두고 공방
반론도 나왔다. 박동주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차등요금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지불의사액은 이용자가 최대 얼마까지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를 나타낸 값이지 반드시 적정한 대중교통 요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했다. 현재 탑승객만 조사해 앞으로 출퇴근에 한강버스를 쓸 잠재 이용자는 빠졌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 자신도 주말에 한강버스를 타러 갔다가 1시간 30분을 기다린 끝에 타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사전 예약제와 함께 실시간 탑승률을 인터넷으로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쟁점은 주말 이용객을 어떻게 보느냐였다. 박 본부장은 "저희들 주말 수요는 기본적으로 대중교통의 이동 수요보다는 관광 여가 수요가 높다라고 판단을 하고 있고요"라고 했다. 평일도 출근 시간대에는 배가 다니지 않아 출퇴근 수요가 많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채우진 시의원(더불어민주당·마포3)은 "평일에만 출퇴근을 하지 않습니다"라며 주말에 일하러 가는 시민도 오른 요금을 내야 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설문 방식을 두고도 질의가 이어졌다. 최두호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광진2)은 관광 목적 응답이 금액을 끌어올렸을 가능성을 물었다. 노연수 시의원(더불어민주당·노원4)은 "대중교통 교통에서 이런 요금을 정할 때 전반적인 만족도를 생각했을 때 가격으로 접근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이 연구위원은 하선 승객 모두에게 탑승 경험의 가치를 물었다며 "왜곡되었다고 할 만한 근거는 찾기 어렵다"고 답했다. 출퇴근 수단이 늘어난다는 전제를 둔 사전 연구에서는 오히려 지불의사액이 더 높게 나왔다는 설명이다.
노 의원은 운항 여건도 짚었다. 그는 선박 12척 가운데 11척만 운항 중이라며 "시민분들한테 먼저 요금을 올리기 전에 저희가 갖고 있는 배를 먼저 운항을 적극적으로 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라고 했다. 한 대표는 나머지 1척이 시운전 중이며 10월 중순 투입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서울시민 혜택을 둘러싼 질의도 나왔다. 최용호 한국해운조합 여객정책팀장은 인천시가 연안여객선 운임을 시내버스와 같은 1500원으로 낮춘 뒤 이용객이 전년보다 약 20% 늘었다고 소개했다.
본지는 인천시민이 연안여객선을 절반 가까운 요금으로 타는 사례를 들어, 서울시민은 차등요금에서 빼고 관광객과 다른 지역 이용객에게 더 받아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박 본부장은 "기본적으로 모든 금액을 3천 원으로 설정한 건 할인된 금액으로 설정을 한 거"라고 답했다. 수도권이 하나의 환승체계로 묶여 서울시민만 가려내기도 어렵다고 했다.
신분증을 보여주는 서울시민에게 선내 먹거리 할인이라도 줄 수 없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요금 대신 다른 방식으로 편익을 돌려주고 있다고 답했다. 운영사가 지어 시에 기부채납한 선착장으로 한강 이용 환경이 나아진 것 자체가 시민 편익이라는 설명이다.
홍재희 환경수자원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강서5)은 내·외국인 요금 차등을 검토해 달라고 했다. 박 본부장은 국내 거주 여부를 차등 항목에 넣었지만 당장 적용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승선신고 기준 외국인 승객은 5~10% 수준이다.
차등요금 도입 목적을 묻는 질의에 박 본부장은 수요 관리가 첫째라고 했다. 그는 "제가 만약에 재정적인 목적이 제 1번이었다면 요금 자체를 평일 주말 모두 다 올렸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운영사가 처음 제시한 인상 폭은 평일까지 포함해 더 컸지만, 협의를 거쳐 주말로 좁혔다는 것이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