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연봉 8500만 원" vs 실제 원천징수 5554만 원…버스 기사 임금 논쟁 실체는
  • 오승안 기자
  • 등록 2026-09-15 16:03:52

기사수정
  • 사측 "9호봉 최고치" vs 노조 "연장·야간 빠짐없이 해야 가능한 가상 수치"
  • 노조, 근속 20년 이상 기사 원천징수영수증 공개…연간 총소득 5554만 원
  • "토요일·휴일 한 번도 안 쉬고 일한 이론상 수치…착시효과"

서울 시내버스 파업을 앞두고 버스 기사 연봉을 둘러싼 숫자 공방이 뜨겁다. 사측이 "최고 8500만 원"을 내세우는 반면, 노조는 실제 원천징수영수증을 공개하며 정면 반박했다.


서울 송파구 버스 공영차고지에 시내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교통일보)

15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노조의 요구가 과도하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내세웠다. 조합은 앞서 부산 등 다른 광역시 수준인 10.32% 인상안을 먼저 제안했지만 노조가 거부했다고 밝혔다.


조합이 제시한 수치에 따르면 노조 요구인 통상임금 기준시간 176시간 적용과 시급 7.85% 인상을 동시에 반영할 경우 근속 22년 이상 최고 9호봉 기사의 연봉이 8500만 원까지 오른다. 이를 수용하면 연간 5400억 원가량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반면 노조가 공개한 근속 20년 이상 버스 기사의 2025년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에는 연간 총소득이 5554만 원으로 기재돼 있다. 연장·야간근로를 매일 수반하는 교대근무에 휴일근로까지 더한 결과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8500만 원이 현실과 동떨어진 수치라고 반박했다. 유재호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정책기획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토요일, 휴일, 연장근로를 단 하루도 빠짐없이 일했을 때 나오는 이론상 최고치"라며 "단체협약상 주 5일 근무가 원칙인데도 인력 부족으로 강제 근무를 시키면서 생기는 착시효과"라고 말했다. 그는 "평균 월 급여는 연장·야간 포함해도 490만 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숫자 공방의 배경에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문제가 있다. 노조는 대법원에서 확정된 176시간을 기준으로 시급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준시간이 짧을수록 시간당 임금이 높아지고,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도 그만큼 늘어나는 구조다. 사측이 제시한 8500만 원은 176시간 적용과 7.85% 임금 인상을 동시에 반영한 수치로, 모든 조건이 최대치로 맞아떨어질 때 나오는 숫자다.


노조는 사측의 수치 제시 방식 자체가 여론을 호도한다고 비판했다. 유 국장은 "삼성에서 가장 많이 받는 임원 급여를 제시하면서 삼성의 모든 노동자가 그만큼 받는다고 얘기하는 것과 같다"며 "전체 인원 중 몇 명이 그 정도를 받는지, 얼마나 일했을 때 나오는 수치인지 근거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측이 제시한 수치와 노조가 공개한 원천징수영수증의 격차는 약 3000만 원에 달한다. 노조는 이번 파업의 핵심이 임금 인상이 아니라 이미 받았어야 할 돈을 돌려받는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유 국장은 "상여금이 원래부터 기본급이었는데 사측이 떼어냈던 것이고, 대법원이 그 행태가 잘못됐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원래 받았어야 할 돈을 달라는 것을 임금 인상 요구처럼 치환하는 것은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공개한 근속 20년 이상 버스 기사의 2025년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연장·야간·휴일근로를 모두 수행한 결과 연간 총소득은 5546만 원으로 기재돼 있다. 사측이 주장한 연봉 8500만 원과 약 3000만 원 차이가 난다.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교통일보 유튜브2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이슈] 인구 70만 바라보는 김포, 골드라인은 한숨 돌렸지만… 5호선 연장 숙제 남아 배차를 줄여 버텨온 김포골드라인은 그 방식마저 한계에 다가섰다. 대안인 5호선 연장은 낮은 경제성과 먼 개통 시점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두 칸짜리 열차가 장기역 승강장에 들어선 건 28일 오전 7시20분이었다. 사우역을 지나자 객실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종점 한 정거장 전인 고촌역에서는 문이 열려도 오르지 못한 승객이 있었다. 그...
  2. [현장]한강버스 요금 2배 된다…관광이냐 교통이냐, 주말 요금 두고 공방 서울시가 내년 4월부터 한강버스 주말·공휴일 요금을 3천 원에서 6천 원으로 올린다. 평일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둔다.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를 열고 차등요금제 세부안을 공개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과 전문가, 운영사 관계자, ...
  3. 주말엔 더 내고 평일은 3천 원 그대로…한강버스 '차등요금' 꺼냈다 주말마다 한강버스에 여가 이용객이 몰려 대기 불편이 커지자, 서울시가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두고 주말·예약 요금을 따로 매기는 차등요금제를 추진한다.서울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차등요금제의 도입 목적과 필요성, 주말&mi...
  4. [이슈] 서울역~킨텍스 17분…GTX-A 달리는데, 다른 노선 2031년에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개통 2년 반 만에 누적 이용객 4047만 명을 넘어서며 경기도민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B·C노선은 착공식 이후에도 실제 공사가 늦어지면서 2031년에야 개통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서울역 지하 GTX-A 승강장에서 열차에 올랐다. 연신내역과 대곡역을 지난 열차는 경기 고양 킨텍스역에 멈춰 .
  5. 로보택시 회사들 데이터 공유한다…외산 라이다 대신 국산 부품 우선 검토 미래차 부품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하고도 양산 경험과 수요처가 없어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부가 완성차·부품·반도체·로보택시 기업을 짝지은 협력 협약 5건을 맺었다.산업통상부(산업부)는 30일 서울 현대모비스 본사에서 '미래차 생태계 구축 협력' 업무협약식과 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M.AX 얼라이언스' ...
  6. [이슈]한강버스 적자는 서울시민 세금으로, 주말 요금은 서울시민도 2배 서울시 요금안대로라면 내년 4월부터 주말에 한강버스를 타는 서울시민은 6천 원을 낸다. 외국인 관광객, 다른 지역 주민과 같은 요금이다. 한강버스 운항 적자는 서울시 재정으로 메운다.서울시는 지난달 29일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안)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주말·공휴일 요금을 두 배로 올리는 차등요금제를 공개했다. 이 ...
  7. 美는 수입 금지하는데…韓, 中 로보택시 안보 규제 '미도입' 중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단 차량 10대가 이미 서울 강남을 달리고 있지만, 국내 운행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중국산 로보택시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국토교통부(국토부)에서 받은 '중국산 로보택시 국내 도입 및 규제 현황' 자료를 28일 ...
  8. 서울시 "2030년까지 자율주행 시내버스 500대 도입 추진" 기존 버스에 센서를 덧붙이는 소규모 실증으로는 대량 도입에 한계가 있자, 서울시가 현대차·버스업계와 손잡고 자율주행 전용 시내버스 500대 도입을 추진한다.서울시는 1일 시청에서 현대자동차,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버스조합)과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
  9. 현대캐피탈 대출금 상환 유예…렌터카 업계 경영난 완화 기대 부산지역 중소 렌터카업체들이 캐피탈 사를 이용해 렌터카 차량을 할부로 구매할 시 매월 정기적으로 내는 대출금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유예 기간 발생하는 경과이자도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대출금 상환 유예와 경과이자를 감면받으면 고물가·고금리·고유가 여파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렌터카 가동률이 바닥 수준...
  10. 오세훈 "버스도 필수공익사업장 지정해야"…교통공사 정원 감축은 '시민 요구'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시내버스도 지하철처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서울시 입장을 재확인했다.오 시장은 이 날 오전 10시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교통 현안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와의 정원 협상이 쟁의 절차로 이어지는 상황과 시내버스 통상임금 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