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경주 관광버스 참사 원인 '무자격 운전기사'
  • 이병문 기자
  • 등록 2009-12-18 23:04:30

기사수정
  • 사고기사 권씨 정밀검사서 부적격 판정, 운전실수 진술

지난 16일 사망 17명 등 31명의 사상자를 낸 경북 경주시 현곡면 남사재 전세버스 추락참사의 원인은 사업용 차량을 몰아서는 안되는 무자격 운전기사의 과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8일 교통안전공단 등에 따르면 사고버스 운전기사 권모(56)씨는 1991년 6월 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한 운전정밀검사에 응시했으나 부적격(5등급) 판정을 받은 뒤 재응시하지 않아 사업용 차량을 몰 수 없는 무자격 운전기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운전정밀검사는 알코올 중독 등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지 보는 인성검사와 위급한 상황에서의 대처능력을 테스트하는 기기검사가 실시되는데, 사업용 차량 운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적격판정을 받도록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무자격자는 운전정밀검사 미응시자이거나 운전 중 중상 이상의 사고를 내 특별교정교육대상인데도 이에 응하지 않은 자, 1년 이상 대형차량 운전 경력 미소유자 등을 말한다. 이들은 운전 및 위기대처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대형 사고를 낼 우려가 높다. 하지만 행정단속이 느슨한 데다 규정을 위반할 경우 사업주는 60만원 과징금을, 운전자는 50만원 과태료만 부과되는 등 처벌규정도 매우 약해 재범의 소지가 큰 만큼 법적·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전국 전세버스 운전기사의 10~15%가 무자격자로 추정되고 있다. 전세버스업계에 이처럼 무자격자 운전기사가 많은 이유는 경기침체에다 신종플루까지 겹치면서 손님이 줄어들자 평소에는 버스 보유대수보다 훨씬 적은 운전기사를 두고, 관광수요가 많은 시기에는 임시 운전기사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경우 총 전세버스는 58개 업체 1636대이지만, 고용 운전자는 1300~1400명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업체들이 지입제로 운영되는 바람에 사실상 차주들인 무자격 운전기사들이 판을 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고를 조사중인 경북 경주경찰서는 "내리막길에서 저속 기어 변속을 제대로 하지 못해 운전 중 핸들조작 등에 일부 실수가 있었다"는 권씨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17일 정확한 사고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함께 사고현장과 타이어 마모자국(스키드마크)을 조사하는 등 현장감식을 실시했다. 경찰은 타이어 마모자국이 130m에 달하는 점으로 미뤄 내리막길에서 차체가 제동된 상태에서 밀렸거나, 핸들이 꺾인 뒤 미끄러지면서 타이어 측면이 노면과 마찰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권씨가 제동장치에 이상이 있었다고도 진술함에 따라 차량결함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사고버스에 탑승했던 노인들은 당초 1인당 2만2000원씩 내고 울산에서 온천관광과 식사를 한 뒤 귀가할 예정이었으나, 사고 3일 전 전세버스업체의 제안으로 경북 영천의 건강보조식품 매장을 경유하는 1만원짜리 코스로 변경하는 바람에 사고지점을 운행하게 됐으며, 사고 당일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주 관광버스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은 18일 운전자 권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그러나 경찰은 권씨가 전치 6주의 중상을 입은 점을 감안해 일단 신병만 확보하고 치료가 마무리되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프로필이미지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교통일보 유튜브2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이슈] 인구 70만 바라보는 김포, 골드라인은 한숨 돌렸지만… 5호선 연장 숙제 남아 배차를 줄여 버텨온 김포골드라인은 그 방식마저 한계에 다가섰다. 대안인 5호선 연장은 낮은 경제성과 먼 개통 시점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두 칸짜리 열차가 장기역 승강장에 들어선 건 28일 오전 7시20분이었다. 사우역을 지나자 객실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종점 한 정거장 전인 고촌역에서는 문이 열려도 오르지 못한 승객이 있었다. 그...
  2. [현장]한강버스 요금 2배 된다…관광이냐 교통이냐, 주말 요금 두고 공방 서울시가 내년 4월부터 한강버스 주말·공휴일 요금을 3천 원에서 6천 원으로 올린다. 평일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둔다.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를 열고 차등요금제 세부안을 공개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과 전문가, 운영사 관계자, ...
  3. 주말엔 더 내고 평일은 3천 원 그대로…한강버스 '차등요금' 꺼냈다 주말마다 한강버스에 여가 이용객이 몰려 대기 불편이 커지자, 서울시가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두고 주말·예약 요금을 따로 매기는 차등요금제를 추진한다.서울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차등요금제의 도입 목적과 필요성, 주말&mi...
  4. [이슈] 서울역~킨텍스 17분…GTX-A 달리는데, 다른 노선 2031년에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개통 2년 반 만에 누적 이용객 4047만 명을 넘어서며 경기도민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B·C노선은 착공식 이후에도 실제 공사가 늦어지면서 2031년에야 개통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서울역 지하 GTX-A 승강장에서 열차에 올랐다. 연신내역과 대곡역을 지난 열차는 경기 고양 킨텍스역에 멈춰 .
  5. 로보택시 회사들 데이터 공유한다…외산 라이다 대신 국산 부품 우선 검토 미래차 부품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하고도 양산 경험과 수요처가 없어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부가 완성차·부품·반도체·로보택시 기업을 짝지은 협력 협약 5건을 맺었다.산업통상부(산업부)는 30일 서울 현대모비스 본사에서 '미래차 생태계 구축 협력' 업무협약식과 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M.AX 얼라이언스' ...
  6. [이슈]한강버스 적자는 서울시민 세금으로, 주말 요금은 서울시민도 2배 서울시 요금안대로라면 내년 4월부터 주말에 한강버스를 타는 서울시민은 6천 원을 낸다. 외국인 관광객, 다른 지역 주민과 같은 요금이다. 한강버스 운항 적자는 서울시 재정으로 메운다.서울시는 지난달 29일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안)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주말·공휴일 요금을 두 배로 올리는 차등요금제를 공개했다. 이 ...
  7. 美는 수입 금지하는데…韓, 中 로보택시 안보 규제 '미도입' 중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단 차량 10대가 이미 서울 강남을 달리고 있지만, 국내 운행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중국산 로보택시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국토교통부(국토부)에서 받은 '중국산 로보택시 국내 도입 및 규제 현황' 자료를 28일 ...
  8. 서울시 "2030년까지 자율주행 시내버스 500대 도입 추진" 기존 버스에 센서를 덧붙이는 소규모 실증으로는 대량 도입에 한계가 있자, 서울시가 현대차·버스업계와 손잡고 자율주행 전용 시내버스 500대 도입을 추진한다.서울시는 1일 시청에서 현대자동차,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버스조합)과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
  9. 현대캐피탈 대출금 상환 유예…렌터카 업계 경영난 완화 기대 부산지역 중소 렌터카업체들이 캐피탈 사를 이용해 렌터카 차량을 할부로 구매할 시 매월 정기적으로 내는 대출금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유예 기간 발생하는 경과이자도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대출금 상환 유예와 경과이자를 감면받으면 고물가·고금리·고유가 여파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렌터카 가동률이 바닥 수준...
  10. 오세훈 "버스도 필수공익사업장 지정해야"…교통공사 정원 감축은 '시민 요구'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시내버스도 지하철처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서울시 입장을 재확인했다.오 시장은 이 날 오전 10시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교통 현안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와의 정원 협상이 쟁의 절차로 이어지는 상황과 시내버스 통상임금 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