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무임승차는 1984년 국가가 만든 복지 정책이다. 그 비용 연간 7754억 원은 국가가 아닌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내고 있다.
서울 지하철 역사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교통공사는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에서 '도시철도 무임수송제도 지속 가능 방안 마련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6개 기관이 무임손실 문제에 공동 대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실 규모는 5년 만에 74% 불어났다. 2020년 4456억 원이던 전국 6개 기관의 무임수송 손실액은 2025년 7754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 구조를 만든 것은 인구 변화다. 제도가 도입된 1984년 당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4.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1.2%로 5배 이상 뛰었다. 설계 당시와 전혀 다른 인구 구조에서 40년 된 제도가 그대로 운용되고 있다.
손실의 절반 이상은 서울교통공사가 진다. 지난해 기준 서울교통공사의 무임손실은 4,488억 원으로 전체의 58%를 차지했다. 부산교통공사 1738억 원, 대구도시철도 681억 원, 인천교통공사 470억 원 순이었다.
서울교통공사의 원가보전율은 57%로 5년째 5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승객이 내는 요금만으로는 수송 비용의 절반가량만 회수하는 구조다.
구조적 모순은 같은 선로 안에서도 드러난다. 코레일은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따라 무임수송 손실의 평균 74.3%를 국비로 보전받는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7년간 보전받은 금액만 1조2000억 원이다.
반면 도시철도는 보전의 법적 근거가 없어 40년째 운영기관이 전액 부담해왔다. 신도림역에서 코레일 1호선 게이트를 통과하면 국비 보전 대상이 되고, 서울교통공사 2호선 게이트를 통과하면 그렇지 않다.
정부가 수십 년째 국비 지원을 거부해온 데는 나름의 논리가 있다. 기획재정부는 "도시철도 건설 당시 이미 국비를 지원했으므로 운영비까지 지원하면 이중 지원"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무임손실 국비 보전을 위한 도시철도법 개정안은 17대 국회 이후 발의와 폐기를 반복하며 현재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6개 기관은 대한교통학회에 용역을 맡겨 10월 최종 보고를 받은 뒤 국회 정책토론회를 통해 공론화에 나설 방침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22일 무임승차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고령화율은 2030년 25.3%, 2040년 34.3%로 계속 높아질 전망이어서 손실 규모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제도의 수혜가 국가 전체에 돌아가는 만큼 비용도 국가가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사 관계자는 "무임수송의 혜택은 모두 국가에 귀속되는 만큼 관련 법령 개정과 국비 지원이 필요하다"며 "국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 안전을 위한 시설투자 재원마저 고갈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