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제처>면허취득절차 줄여 수강료 인하 <재정부>학원수강료에 부가세 신설
국민들이 운전면허를 따는 데 드는 비용을 낮추라던 이 대통령 지시가 부처 간 엇박자로 무색해지고 있다. 법제처는 면허취득 절차를 대폭 줄여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의 수강료 인하를 유도할 계획이지만 기획재정부는 이들 학원에 10%의 부가가치세를 물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제도 간소화에 따른 수강료 하락 효과가 증세 정책으로 사라지게 됐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현행 7단계로 까다롭게 짜인 운전면허 취득 절차를 최대 3단계로 대폭 축소하는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했다. 개정령이 시행되는 내년 2월 24일부터는 면허시험장의 도로주행연습(10시간)이 폐지된다. 이어 단계적으로 3시간의 기능교육이 사라지고 기능시험과 도로주행시험도 단 한 번의 시험으로 단일화된다.
자체 시험을 거쳐 면허를 주는 자동차운전 전문학원도 취득 절차가 완화된다. 2종 자동(오토)을 기준으로 장내기능교육 시간이 15시간에서 12시간으로 줄고, 도로주행교육 시간도 15시간에서 10시간으로 짧아진다.
정부가 전문학원 고가 수강료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서울의 한 대형 운전 전문학원(2종 보통 기준)을 보면 15시간의 장내기능교육에 40만5000원(시간당 2만7000원), 도로주행교육에 34만5000원(시간당 2만3000원)을 납부해야 한다. 교육시간이 단축되면 장내기능은 지금보다 8만1000원(2만7000원×3시간), 도로주행은 11만5000원(2만3000원×5시간) 등 약 20만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운전학원업계는 그러나 최근 발표된 재정부 세제개편안을 지목하며 오히려 정부가 수강료 인상을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내년 7월부터 자동차운전학원에 대해 10%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운전학원의 관계자는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부가세가 적용되면 그 부담은 기존 가격 안에서 흡수되지 않고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우리 역시 기존 수강료에 10%를 얹어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원 관계자는 "정부가 20만~30만원의 수강료 인하를 기대하는 것 같은데 순진한 생각"이라며 "면허절차 간소화로 학원생까지 줄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쉽게 수강료를 낮추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