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3고(三高)' 압박에도 장의버스 운임 20년 동결…자율요금제인데 요금 못 정한다
  • 오승안 기자
  • 등록 2026-07-21 16:44:21

기사수정
  • 운행 1회당 손실 9만4천 원…원가 회수율 77.2%
  • 자율요금제인데 상조회사·장례식장이 운임 결정
  • 적정운임 45.6만 원…현 운임보다 42.5% 높아

고임금·고물가·고유가 '3고(三高)' 압박 속에서도 장의버스 운임은 20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운행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지만, 상조회사와 장례식장이 쥔 가격 결정권 탓에 사업자는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 승화원 주차장에 장의버스들이 대기하고 있다. (교통일보)

21일 본지가 입수한 장의버스 표준원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차량 1대·운전자 1인 기준 연간 총원가는 1억2437만 원이다. 현재 평균 운임 32만 원으로 연 300회 운행할 경우 연간 손실이 2837만 원에 달한다.


장의버스는 고인과 장례 참석자를 함께 태우는 특수여객자동차로, 법적으로는 사업자가 운임을 자유롭게 정하는 자율요금제가 적용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상조회사와 장례식장이 계약 조건을 제시하는 구조여서 개별 사업자의 가격 결정권은 사실상 없다.


운행 1회당 손익분기 원가는 41만5000원이다. 현 운임 32만 원과 비교하면 회당 9만4000원이 부족하며, 원가 회수율은 77.2%에 그친다.


같은 경유 기반 운송업인 시내버스 상황은 다르다. 서울시·서울버스조합 자료에 따르면 시내버스 1일 1대당 운송원가는 2004년 44만 원에서 2023년 86만 원으로 약 두 배 뛰었고, 서울 시내버스 기본요금도 같은 기간 800원에서 1500원으로 단계적으로 올랐다. 


최저임금 역시 2005년 시간당 2840원에서 2026년 1만320원으로 20년 새 3.6배 뛰었다. 원가가 오르면 요금도 오르는 구조가 다른 업종에서는 작동하고 있지만, 장의버스 운임은 이 같은 비용 상승을 감내하면서도 20년째 32만 원에 묶여 있다.


올해 초 중동전쟁 여파로 리터당 2000원대까지 치솟았던 경유값은 정부의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소폭 내렸지만, 20일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부가세 포함)은 여전히 1857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적자 구조의 뿌리는 핵심 비용의 연쇄 상승이다. 유류비(30.2%)와 인건비(28.9%), 감가상각비(18.3%) 세 항목이 전체 원가의 77.4%를 차지한다. 경유값과 최저임금, 차량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동안 운임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장의버스 운임은 개별 운송업체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조회사와 장례식장이 제시하는 계약 조건에 따라 형성된다. 전체 사업체의 55%가 차량 1대짜리 소상공인인 만큼, 공급 과잉과 과당경쟁 속에서 배차를 유지하려면 원가 이하 계약도 거절하기 어렵다.


장례식장 운임은 표면상 높아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서울 주요 대형병원 장례식장의 장의버스 명목 운임은 41만~49만6000원 수준이지만, 발전기금 등 명목의 수수료 25~35%를 떼고 나면 상조회사 계약 운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배경에서 업계가 요구해 온 적정운임 45만 원은 표준원가 모델상 산출된 45만6000원과 거의 일치한다. 현 운임 대비 42.5% 인상이 필요한 수준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고유가가 지속되는데 경유를 쓰는 장의차 업계는 유가보조금 지원도 받지 못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물가와 최저임금은 크게 올랐지만 장례 운임은 오랜 시간 제자리여서 경영이 갈수록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책임지고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나눈다는 사명감으로 일에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교통일보 유튜브2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이슈] 인구 70만 바라보는 김포, 골드라인은 한숨 돌렸지만… 5호선 연장 숙제 남아 배차를 줄여 버텨온 김포골드라인은 그 방식마저 한계에 다가섰다. 대안인 5호선 연장은 낮은 경제성과 먼 개통 시점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두 칸짜리 열차가 장기역 승강장에 들어선 건 28일 오전 7시20분이었다. 사우역을 지나자 객실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종점 한 정거장 전인 고촌역에서는 문이 열려도 오르지 못한 승객이 있었다. 그...
  2. [현장]한강버스 요금 2배 된다…관광이냐 교통이냐, 주말 요금 두고 공방 서울시가 내년 4월부터 한강버스 주말·공휴일 요금을 3천 원에서 6천 원으로 올린다. 평일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둔다.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를 열고 차등요금제 세부안을 공개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과 전문가, 운영사 관계자, ...
  3. 주말엔 더 내고 평일은 3천 원 그대로…한강버스 '차등요금' 꺼냈다 주말마다 한강버스에 여가 이용객이 몰려 대기 불편이 커지자, 서울시가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두고 주말·예약 요금을 따로 매기는 차등요금제를 추진한다.서울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차등요금제의 도입 목적과 필요성, 주말&mi...
  4. [이슈] 서울역~킨텍스 17분…GTX-A 달리는데, 다른 노선 2031년에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개통 2년 반 만에 누적 이용객 4047만 명을 넘어서며 경기도민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B·C노선은 착공식 이후에도 실제 공사가 늦어지면서 2031년에야 개통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서울역 지하 GTX-A 승강장에서 열차에 올랐다. 연신내역과 대곡역을 지난 열차는 경기 고양 킨텍스역에 멈춰 .
  5. 로보택시 회사들 데이터 공유한다…외산 라이다 대신 국산 부품 우선 검토 미래차 부품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하고도 양산 경험과 수요처가 없어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부가 완성차·부품·반도체·로보택시 기업을 짝지은 협력 협약 5건을 맺었다.산업통상부(산업부)는 30일 서울 현대모비스 본사에서 '미래차 생태계 구축 협력' 업무협약식과 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M.AX 얼라이언스' ...
  6. [이슈]한강버스 적자는 서울시민 세금으로, 주말 요금은 서울시민도 2배 서울시 요금안대로라면 내년 4월부터 주말에 한강버스를 타는 서울시민은 6천 원을 낸다. 외국인 관광객, 다른 지역 주민과 같은 요금이다. 한강버스 운항 적자는 서울시 재정으로 메운다.서울시는 지난달 29일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안)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주말·공휴일 요금을 두 배로 올리는 차등요금제를 공개했다. 이 ...
  7. 美는 수입 금지하는데…韓, 中 로보택시 안보 규제 '미도입' 중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단 차량 10대가 이미 서울 강남을 달리고 있지만, 국내 운행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중국산 로보택시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국토교통부(국토부)에서 받은 '중국산 로보택시 국내 도입 및 규제 현황' 자료를 28일 ...
  8. 서울시 "2030년까지 자율주행 시내버스 500대 도입 추진" 기존 버스에 센서를 덧붙이는 소규모 실증으로는 대량 도입에 한계가 있자, 서울시가 현대차·버스업계와 손잡고 자율주행 전용 시내버스 500대 도입을 추진한다.서울시는 1일 시청에서 현대자동차,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버스조합)과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
  9. 현대캐피탈 대출금 상환 유예…렌터카 업계 경영난 완화 기대 부산지역 중소 렌터카업체들이 캐피탈 사를 이용해 렌터카 차량을 할부로 구매할 시 매월 정기적으로 내는 대출금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유예 기간 발생하는 경과이자도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대출금 상환 유예와 경과이자를 감면받으면 고물가·고금리·고유가 여파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렌터카 가동률이 바닥 수준...
  10. 오세훈 "버스도 필수공익사업장 지정해야"…교통공사 정원 감축은 '시민 요구'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시내버스도 지하철처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서울시 입장을 재확인했다.오 시장은 이 날 오전 10시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교통 현안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와의 정원 협상이 쟁의 절차로 이어지는 상황과 시내버스 통상임금 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