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안 찍고 차 옮기면 보험 처리에 불리한 거 아닌가요?" 고속도로 사고 현장에서 운전자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물음이다. 증거를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차로에 그대로 서 있다가 2차 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차량들이 경부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손해보험협회와 교통사고 전문가들은 현장 사진 없이 차량을 갓길로 옮겼다는 이유만으로 과실 판단에서 불이익을 받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블랙박스 영상과 폐쇄회로(CC)TV, 교통사고 사실 확인원 등 다양한 자료가 과실 판단의 주요 근거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안전 확보가 사진 촬영보다 우선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보험사 상담원은 사고 접수 단계에서 차량이 안전한 장소에 있는지부터 확인하도록 교육받는다. 차가 차로에 남아 있다면 사고 내용 안내에 앞서 안전한 위치로 옮기도록 안내한다.
현장 사진이 전혀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다. 사고 현장 전체 모습과 양쪽 차량의 파손 부위를 촬영해 두면 과실 판단에 도움이 된다. 다만 사진은 반드시 차량을 갓길이나 휴게소 등 안전한 장소로 옮기고 대피한 뒤 찍어야 한다.
블랙박스가 없거나 영상이 저장되지 않은 경우에는 목격자 진술·CCTV 영상·경찰 조사자료·현장 흔적 등이 과실 판단 자료로 쓰인다. 고속도로 CCTV는 보험사가 직접 확보하기 어렵지만 경찰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관계 기관에 요청할 수 있다.
상대 차량이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면 차량 번호와 차종 등 최소한의 정보를 확보하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목격자가 있다면 신원과 연락처도 챙겨두는 게 좋다. 이 경우에도 사진을 찍기 위해 차로를 돌아다니기보다 안전한 곳으로 먼저 이동한 뒤 신고와 사고 처리를 진행해야 한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차량을 갓길로 옮긴 뒤 신고하더라도 보상이나 과실 판단에서 불이익은 없다"며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사고가 나면 사진 촬영·사고 접수보다 안전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박래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