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수명이 완성차·배터리업계 예상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구매를 가로막던 불안 요인이 희석되고 있다.
차량 배터리 점검 장면. (한국앤컴퍼니 제공)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한 리커런트 분석에 따르면 평균적인 전기차는 출고 후 5년이 지나도 최초 주행 가능 거리의 최대 95%를 유지한다.
이는 업계 통념을 뒤집는 수치다. 자동차·배터리업계는 그동안 출고 5~8년이면 배터리 교체가 필요할 것으로 봤다. 실제로 2011~2016년 생산된 초기 전기차 가운데 배터리 성능이 교체 수준으로 떨어진 차량은 8.3%에 그쳤다.
최신 모델에서는 수치가 더 극적으로 개선됐다. 리커런트의 2025년 연구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생산된 전기차 중 배터리 교체가 필요한 차량은 전체의 0.3%에 불과했다.
비엣응우옌티엔 런던정치경제대(LSE) 전기차 연구원은 최신 전기차 배터리가 내연기관 엔진과 맞먹는 수명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화학 조성 발전과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열관리 기술 향상이 수명 연장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은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충·방전을 제어하는 장치다.
배터리 가격도 2010년 이후 90% 이상 하락했다. 교체가 필요한 경우에도 배터리팩 전체 대신 일부 모듈이나 부품만 수리하도록 설계하는 제조사가 늘고 있어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최대 1만6000달러(약 2453만원)의 전체 교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충전 습관에 따라 성능 저하 속도는 크게 달라진다. 차량 데이터 관리업체 지오탭에 따르면 고출력 급속충전을 자주 이용한 배터리는 저출력 충전 위주 배터리보다 주행거리 감소 속도가 평균 두 배 빨랐다. 배터리를 100%까지 완충하거나 0% 상태로 장시간 방치하는 습관도 주행거리를 단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