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15년간 동결된 KTX 요금 인상이 조만간 논의돼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태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지난 14일 광주 광산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15년간 동결된 KTX 요금 인상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사진=코레일)14일 광주 광산구에서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김 사장은 "지난 15년간 요금이 한 번도 오르지 않아 재무적 압박이 크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적정한 수준으로 요금 인상이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요금 인상 필요성을 공개 석상에서 직접 언급한 건 지난 3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다만 속도 조절 의지도 분명히 했다. 김 사장은 "이대로 가면 열차는 달리지만 돈을 벌지 못해 위기가 닥칠 수 있다"면서도 "국민의 동의가 기본적으로 필요하고, 정치권과 경제부처의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동의)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가겠다"며 "무리하지 않고 합의된 시점에 요금을 적정한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수기처럼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 탄력적으로 요금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코레일의 재무 상황은 심각하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3524억원으로 전년(736억원)의 5배 가까이 불어났다. 22조원을 넘어선 누적 적자에 이자만 하루 10억원씩 빠져나가는 구조다.
10년 전 대비 시외버스 요금이 22.6% 오르는 동안 열차 이용료는 오히려 2.9% 내려갔다는 국가통계포털 분석도 요금 현실화 논의에 무게를 더한다.
여기에 차량 교체 부담까지 더해졌다. 2004년 도입된 1기 KTX 차량 46대의 기본 수명(25년)이 2030년대 초 만료되는데, 단순 교체 비용만 5조원을 웃돈다.
김 사장은 "46대 교체를 넘어서 국민 수요에 맞춰 더 많은 차량을 도입하게 될 것"이라며 "교체 비용만 5조원인데 코레일 재무 구조상 감당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11월 국회를 통과한 철도산업발전기본법 개정안에 정부 지원 근거가 마련됐지만 구체적인 지원 비율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코레일은 50%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오는 9월을 목표로 한 KTX·SRT 통합 작업도 이번 간담회의 주요 주제였다. 2016년 SRT 개통 이후 10년간 따로 운영돼온 두 고속철은 통합 브랜드를 KTX로 확정했다.
김 사장은 "KTX·SRT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는 것이 사장으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이라며 "9월에는 조직·운행·앱 모두 합쳐진 완벽한 통합 철도를 보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늘어나는 좌석 수요는 중련운행으로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5일 시범운행에 돌입한 중련운행은 KTX와 SRT를 연결해 편성하는 방식이다. 기존 380석을 두 배 수준으로 늘릴 수 있다.
김 사장은 "KTX 한 편성이 380석인데, SRT와 연결되면 두 배가 된다"고 설명했다. 중련운행 열차의 운임은 SRT 기준을 적용해 기존보다 약 10% 낮아진다는 구상이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