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취재본부 서철석 기자] 대구도시철도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 가운데 사고 빈도가 높은 26대의 운행 속도가 다음 주부터 단계적으로 더 느려진다.
에스컬레이트 넘어짐 사고 모습. 대구교통공사 제공.
대구교통공사는 5월 12일부터 22일까지 운행 거리와 사고 위험도를 반영해 에스컬레이터 26대의 속도를 분당 20m 또는 15m로 순차 조정한다. 운행 거리가 30m 이하인 19대는 분당 20m로, 계단이 따로 설치돼 있고 거리가 13m 이하인 7대는 분당 15m까지 낮춘다. 후자는 거리가 짧음에도 넘어짐 사고가 잦았다는 점이 반영됐다.
이번 조치는 1년 3개월간 진행한 시범 운영 결과를 근거로 한다. 공사는 전체 611대 가운데 사고가 빈번했던 63대를 골라 기존 분당 25m였던 속도를 20m로 낮춘 뒤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속도를 낮춘 에스컬레이터에서는 넘어짐 사고가 약 44% 감소한 반면, 기존 속도를 유지한 설비에서는 같은 기간 사고가 약 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사가 에스컬레이터 안전 강화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부터 시니어 안전 지킴이 배치, 가독성을 높인 안내 표지 개선, 엘리베이터 이용 유도, 회전형 로고라이트 설치, 안전 이용 안내방송 강화 등 다층적인 예방 대책을 추진해왔다. 그럼에도 일부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짐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추가 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분당 15m 감속 구간에는 이용객의 협조를 구하는 안내 현수막이 함께 설치된다. 평소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데 따른 시민들의 불편을 미리 설명하고 안전 조치 취지를 알리기 위해서다. 짧은 거리지만 별도 계단이 마련된 구간에 한해 적용되는 만큼, 보행 이동을 병행하면 동선 지연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공사 측 설명이다.
이용객 스스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안전 캠페인도 강화한다. 공사는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서 제공받은 에스컬레이터 넘어짐 사고 예방 영상을 역사 내 행선안내게시기 화면을 통해 하루 170여 회 송출할 계획이다. 안전 수칙을 시각적으로 반복 노출해 이용객의 경각심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에스컬레이터 넘어짐 사고는 도시철도 역사 내 안전사고 가운데 부상 위험이 큰 유형으로 꼽힌다. 특히 고령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균형을 잃거나 손잡이를 놓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해, 운행 속도 자체를 낮추는 물리적 대책의 필요성이 줄곧 제기돼 왔다.
김기혁 대구교통공사 사장은 "분당 15m로 운행하는 에스컬레이터가 다소 불편할 수는 있지만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조치이니, 많은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철석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