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오승안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서울시장 후보가 나란히 교통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버스 파업과 고유가가 겹친 결과다.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맞붙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오른쪽)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2일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집 앞에는 공유오피스, 5분 거리에는 버스정류소, 10분 거리에는 지하철역으로 서울 전역을 연결해 30분 통근 도시를 만들겠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15일 내놓은 1호 공약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달 26일 지하철 혼잡 개선을 위한 무선통신기반 열차제어시스템(CBTC)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6·3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둔 현재 서울 시내버스와 지하철이 선거 쟁점으로 떠올랐다. 올해 1월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역대 최장기간 이어지며 시민 불편이 커진 데다,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 국면이 지속되면서 대중교통 수요도 함께 늘었다.
두 후보는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이라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 해법은 갈린다.
오 시장은 시스템 개선과 재정 효율화에 무게를 뒀고, 정 후보는 노선 확충과 접근성 강화를 앞세웠다. 파업 재발 방지를 놓고도 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오세훈)과 준공영제(운영 손실을 지자체가 보전하는 제도) 구조 개선(정원오)으로 엇갈렸다.
오 시장은 CBTC를 순차 도입해 지하철 혼잡도를 20%포인트 낮추겠다고 밝혔다. CBTC는 열차 간 간격을 좁혀 같은 시간 더 많은 열차를 운행할 수 있게 하는 기술로 뉴욕·런던·파리·홍콩 등이 이미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달 6일 오 시장은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제2관제센터를 직접 찾아 도입 준비 현황을 점검했다.
버스 분야에서는 운송수지 적자 전액을 사후에 보전하던 방식을 올해부터 상한선을 정해 지원하는 '사전확정제'로 바꿨다. 서울시는 연간 최대 180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파업 재발 방지 차원에서 시내버스의 필수공익사업 지정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되면 파업 때도 최소 운행 인력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지하철·철도·수도·전기·병원은 해당되지만 시내버스는 현재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수익이 나는 건 회사가, 적자가 나는 건 시민 세금으로 충당한다는 건 균형에 맞지 않는 얘기"라고 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통이 서울시장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시민들이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
정 후보는 노선 개편으로 맞섰다. 그는 "마을버스와 시내버스 노선을 재편해야 한다"며 "내 집에서 5분 이내에 버스 정류소가 있으면 된다"고 했다. 교통 사각지대에는 공공이 직접 운영하는 버스를 투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21일에는 심야버스를 지하철 노선과 연계한 순환망으로 전환하는 '지하철 팔로워 버스' 도입 계획도 공개했다. 지하철이 끊긴 시간대에도 지하철 노선을 그대로 따라 다니는 심야버스를 운행해 사실상 24시간 대중교통 체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준공영제 구조도 손보겠다고 했다. 수익이 나는 노선은 민간이 유지하되, 적자 노선은 공공이 직접 운영하는 공공버스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필수공익사업 지정에 대해서는 "갈등을 잠시 덮을 수는 있어도 정산 구조의 비효율, 노선권의 경직성, 중복 노선 정리의 한계 같은 근본 문제를 해결하진 못한다"고 했다.
정부도 움직였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초 중동전쟁발 고유가에 대응해 대중교통 활성화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서울시도 지난 14일 1조4570억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을 발표하며 이 중 4695억 원을 대중교통 활성화에 투입하기로 했다. 서울교통공사와 시내버스 회사에 각각 1000억 원씩 지원하고, 기후동행카드 이용자에게는 4~6월 3개월간 월 3만 원을 돌려준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의 한 관계자는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올 초 버스 파업으로 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었고,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대중교통을 찾는 시민도 늘었다"며 "역대 서울시장 선거에서 교통이 이렇게 전면에 나선 경우는 손에 꼽는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은 매번 선거마다 나오는 이슈지만 실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교통 공약은 당선 이후 빠른 시일 내에 실현할 수 있어 유권자 관심이 높다"고 했다. 이어 "정류장 추가 설치나 마을버스·공공버스 투입은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선거 이후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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