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는 5호선 신조 전동차 구매와 관련해 납품 지연과 선금 사용 의혹을 이유로 제작사 다원시스와 박선순 대표이사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서울교통공사 본사 전경. (사진=교통일보)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는 수원 영통경찰서에 다원시스와 박선순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9일 밝혔다.
대상은 2023년 체결한 5호선 전동차 200칸 구매계약과 관련한 납품 지연 및 계약 위반이다. 해당 계약의 사업비 규모는 약 2,200억 원이다.
다원시스는 올해 2월 초도품을 납품하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한 칸도 납품하지 못했다. 계약상 납기 기한은 내년으로 남아 있으나, 기초 단계인 사전 설계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공사는 제출된 공정 만회 대책의 실효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공사는 노후 전동차 교체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 전동차 3,667칸 가운데 1,385칸이 운행 25년을 넘겼다. 납품 지연으로 기존 차량을 계속 운행하면서 중정비 검사와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해졌다. 이에 추가 유지보수 비용 약 104억 원이 발생했다. 공사는 지난 1월 12일 해당 비용을 제작사에 통보했으며, 미납부 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통해 회수 절차를 진행한다.
선금 사용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됐다.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 기준」은 선금을 해당 계약의 자재·노무비 등에만 사용하도록 규정한다. 공사는 다원시스가 선금 가운데 407억 원에 대해 세부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사는 2023년 11월부터 선금 사용 내역을 제출받아 적정성을 검증해 왔으며, 선금 반환 청구와 보증보험 청구 등 법적 회수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공사와 다원시스가 2021년 체결한 5·8호선 전동차 298칸 계약도 납품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 제작사는 2025년 7월 김천공장에 전용 생산 라인을 확보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으나 이행하지 않았다. 부품 공급업체에 대한 대금 미지급으로 주요 자재와 부품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도 지속됐다.
이 계약과 관련해서도 선금 용도 외 사용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제작사가 전액 사용했다고 밝힌 선금 가운데 588억 원에 대한 세부 증빙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 공사는 서울시 선금 검증 용역과 종합감사 결과에 따라 추가 고소를 진행할 방침이다.
공사는 지난해 7월부터 전사적 차원의 ‘신조 전동차 제작 리스크 안정화 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전문회계사를 투입해 선금 검증 용역을 진행하고, 법률 컨설팅을 통해 납품 지연과 제작사의 경영 여건 악화에 대응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발주 및 평가 체계를 보완해 제작사의 재무구조 배점을 상향하고 저가 수주 방지 대책을 평가에 반영한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민사상 지체상금 부과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고, 범죄 의혹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노후 전동차로 인한 시민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체 사업의 공정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