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기·수소차 충전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보조금 방식 대신 민관 공동 펀드 투자 방식을 도입한다. 단기 지원에 머물던 충전 인프라 정책을 중·장기 투자 구조로 전환하는 첫 시도다.
전기차가 공공 충전 인프라를 이용해 충전 중인 모습. (사진=교통일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기·수소 모빌리티 인프라펀드 사업' 업무처리 지침을 확정하고 관련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재정 출자를 마중물 삼아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충전 기반시설 분야에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신규 정책사업이다.
펀드 구조는 공공 모펀드와 민간 자금이 결합되는 재간접펀드(Fund of Funds) 방식이다. 기후부는 747억 원 규모의 모펀드를 조성하고, 여기에 민간 자금을 매칭해 총 1,494억 원 이상의 자펀드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자펀드 결성액 가운데 민간자금 비율은 평균 50% 이상으로 설정된다. 모펀드 출자 주체는 기후에너지환경부(740억 원)와 한국수자원공사(7억 원)다. 펀드 투자기간은 5년, 존속기간은 20년으로 설계됐다.
모펀드 운용은 2월 중 공모를 통해 선정되는 주간운용사가 맡는다. 기후부는 운영위원회 설치, 성과평가, 회계감사 등을 통해 펀드가 운영지침에 따라 관리·감독되도록 할 방침이다.
투자 대상은 크게 네 범주로 나뉜다. 전기충전기 설치, 수소충전소 구축, 재생에너지 연계 수소 생산·충전 등 기본 충전 기반시설 구축·운영 사업이 핵심이다. 전기 모빌리티 배터리 교체 거점, 양방향 충·방전(V2G) 기반 충전소, 이동형 충전 서비스 등 신사업·융합모델도 포함된다.
V2G는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에너지를 충전기를 통해 전력망에 역으로 공급·판매하는 기술이다. 여기에 노후 충전시설 교체·고도화, 화재·감전 방지 설비 도입 등 기존 인프라의 성능 개선과 안전성 강화 사업도 투자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사업은 제도 설계 단계부터 충전 기반시설 사업자와 자산운용사 등 시장 참여자를 불러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모아 마련됐다. 기후부는 현장의 투자 여건과 사업 구조에 대한 의견을 설계에 반영해 민간 참여 가능성과 실행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서영태 기후에너지환경부 녹색환경정책관은 "이번 인프라펀드 사업은 재정자금을 마중물로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새로운 방식의 정책사업"이라며 "시장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전기·수소 모빌리티 충전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안정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