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넘게 인천 도심을 가르며 남북 생활권을 갈라놓은 경인고속도로가 지하로 내려가면, 그 위에 어떤 공간이 펼쳐질까. 인천시가 그 밑그림을 먼저 그리기 시작한다.
경인고속도로 인천 방향 본선 전경. 인천시는 지하화 사업과 연계한 상부도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광역시는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과 연계해 상부 도로 공간 활용 방안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용역을 이달 중 발주한다고 28일 밝혔다. 용역은 오는 3월 착수해 2년간 진행되며, 사업비는 15억 원이 투입된다.
경인고속도로는 1968년 12월 개통된 대한민국 1호 고속도로다. 국가 경제 성장기의 동맥 역할을 했지만, 1980년대 이후 급격한 도시 팽창으로 고속도로가 인천 도심을 관통하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서구·부평구·미추홀구 일대 남북 생활권을 반세기 넘게 단절시켜 왔다. 출퇴근 차량과 화물 트럭이 뒤엉킨 만성 정체도 고질적 문제로 꼽혀왔다.
지하화 사업은 청라1동에서 신월나들목까지 총연장 15.3km 구간에 진출입로 5개소를 포함한 왕복 4차로 규모의 지하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국책사업이다. 총사업비는 약 1조3,780억 원으로,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 타당성평가 용역에 착수한 상태다.
인천시는 이 일정에 보조를 맞춰 상부도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병행 추진한다. 지하화가 완료되면 방음벽과 옹벽이 걷혀 새롭게 드러나는 상부 공간을 대상으로, 교차로 설치 등 도로계획과 녹지계획을 구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하화 사업이 확정되기 전에 시의 구상을 먼저 다듬어 국토부 계획에 인천시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인천시는 용역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분야별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계획의 완성도를 높일 방침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상부도로에 대한 선제적 계획을 통해 경인고속도로를 산업화의 길에서 사람·균형·미래의 길로 전환하고, 남북으로 단절됐던 도시 공간을 연결해 원도심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