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이슈] 상조업계, 사설구급차 고인 운송 중단 잇따라…법원 판결이 기준 바꿨다
  • 오승안 기자
  • 등록 2026-01-26 17:31:17

기사수정
  • 법원, 장례 목적 이송에 여객법 적용 판단
  • 대형 상조사들 특수여객(장의차) 전환·미사용 원칙 확인
  • 합법·위법 경계선은 ‘사망진단서 발급 이후 운송’

최근 법원이 사설구급차의 고인 운송을 불법으로 판단한 판결을 계기로 상조업계에서 사설구급차를 활용한 장례 운송 관행을 중단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장례 이송이 이뤄지는 경기도 소재 병원 장례예식장 전경. [사진=독자 제공] 26일 교통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형 상조사들은 고인 운송 과정에서 사설구급차를 사용하지 않거나 허가받은 특수여객(장의차)으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내부 기준을 정비하고 있다. 


장례 서비스 과정에서 고인 이송이 차지하는 비중과 민감성을 고려해, 운송 방식 전반을 다시 점검하려는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상조사는 고인 운송과 관련한 내부 지침을 재정비하고, 협력 운송업체 구성과 안내 절차를 함께 손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시장경제 보도에 따르면, 프리드라이프는 고인 운송 차량을 특수여객으로 전환해 운용하고 있으며 보람상조·교원라이프·대명스테이션은 사설구급차를 사용하지 않는 원칙을 유지해 왔다. 더케이예다함상조는 고인 이송 방식은 고객 선택 사항이며 필요 시 특수여객을 안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른바 ‘상조업계 빅5’의 시장점유율은 선수금 기준 약 75% 수준으로, 상조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주요 사업자들의 운송 기준 변화가 전체 장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가 고인 운송 방식을 재정비하는 배경에는 사법부와 행정당국의 판단이 누적된 영향이 작용했다. 본지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춘천지방법원은 2020년 사설구급차 업체가 장례식장 간 고인 운송을 유상으로 수행한 행위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법원은 해당 운송이 의료적 응급상황에 해당하지 않으며, 장례 서비스를 위한 상시적 이송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응급의료 체계가 아닌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체계가 적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행정 판단 역시 같은 방향을 확인했다.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는 2025년 사설구급차의 장례 목적 고인 운송을 이유로 내려진 운행정지 처분을 유지했다. 행정심판위원회는 해당 이송을 응급의료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장례 목적의 고인 운송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적용 대상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사법 판단과 행정 판단이 같은 기준을 공유하면서, 고인 운송을 둘러싼 법적 경계가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같은 판단의 근거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제3조제2항나목이 거론된다. 해당 조항은 시신(유골 포함)의 운송을 특수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범위로 규정하고 있다. 법원과 행정당국은 사망진단서가 발급된 이후 장례 서비스를 목적으로 고인을 운송하는 경우에는 응급의료 행위가 아니라 여객법상 운송 행위로 해석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판단을 내렸다. 판례가 존재하는 경우 법제처 해석은 참고 기준에 그친다는 점도 이러한 판단의 전제가 됐다.


다만 사설구급차의 고인 운송이 모든 경우에 불법으로 보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언급된다. 업계와 법조계에서는 고인 운송 상황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먼저 자택에서 사망해 사망진단서가 아직 발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례식장으로 이송하는 경우에는 사설구급차 이용이 문제 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망 사실이 확정되기 전 단계의 이동이라는 점에서 여객법 적용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반면 사망진단서가 발급된 이후 장례식장에서 다른 장례식장으로 고인을 옮기거나, 국과수·화장장 등 장례 절차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장소로 이송하는 경우에는 장례 서비스의 일환으로 판단된다. 이 경우에는 특수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통해 고인을 운송해야 한다는 것이 법원 판단의 취지다. 실제 단속과 분쟁이 가장 많이 발생한 사례 역시 장례식장 간 이송 과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상조업계 일각에서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상 사설구급차 운행이 허용된다는 법제처 해석 등을 근거로 고인 운송의 합법성을 주장해 왔다. 장례식장을 응급의료시설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을 들어 사설구급차 활용이 가능하다는 논리도 제기돼 왔다. 


그러나 사법부와 행정당국의 판단이 누적되면서, 이러한 해석의 적용 범위는 사실상 제한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상조업계 역시 운송 방식을 포함한 장례 서비스 운영 체계를 다시 점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수여객 업계는 이번 일련의 판단을 계기로 현장 기준이 보다 분명해졌다는 입장이다. 전국특수여객연합회 관계자는 “장례 목적의 고인 운송에 적용되는 법적 기준이 명확해졌다”며 “특수여객은 국토교통부의 관리·감독 아래 차량과 인력, 운영 전반에 대한 규제를 받아온 반면 사설구급차는 장례 목적 운송과 관련해 여객법상 관리 대상이 아니어서 비용 구조에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법적 기준이 정리된 만큼 현장에서도 혼선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교통일보 유튜브2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이슈] 인구 70만 바라보는 김포, 골드라인은 한숨 돌렸지만… 5호선 연장 숙제 남아 배차를 줄여 버텨온 김포골드라인은 그 방식마저 한계에 다가섰다. 대안인 5호선 연장은 낮은 경제성과 먼 개통 시점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두 칸짜리 열차가 장기역 승강장에 들어선 건 28일 오전 7시20분이었다. 사우역을 지나자 객실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종점 한 정거장 전인 고촌역에서는 문이 열려도 오르지 못한 승객이 있었다. 그...
  2. [현장]한강버스 요금 2배 된다…관광이냐 교통이냐, 주말 요금 두고 공방 서울시가 내년 4월부터 한강버스 주말·공휴일 요금을 3천 원에서 6천 원으로 올린다. 평일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둔다.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를 열고 차등요금제 세부안을 공개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과 전문가, 운영사 관계자, ...
  3. 주말엔 더 내고 평일은 3천 원 그대로…한강버스 '차등요금' 꺼냈다 주말마다 한강버스에 여가 이용객이 몰려 대기 불편이 커지자, 서울시가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두고 주말·예약 요금을 따로 매기는 차등요금제를 추진한다.서울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차등요금제의 도입 목적과 필요성, 주말&mi...
  4. [이슈] 서울역~킨텍스 17분…GTX-A 달리는데, 다른 노선 2031년에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개통 2년 반 만에 누적 이용객 4047만 명을 넘어서며 경기도민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B·C노선은 착공식 이후에도 실제 공사가 늦어지면서 2031년에야 개통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서울역 지하 GTX-A 승강장에서 열차에 올랐다. 연신내역과 대곡역을 지난 열차는 경기 고양 킨텍스역에 멈춰 .
  5. 로보택시 회사들 데이터 공유한다…외산 라이다 대신 국산 부품 우선 검토 미래차 부품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하고도 양산 경험과 수요처가 없어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부가 완성차·부품·반도체·로보택시 기업을 짝지은 협력 협약 5건을 맺었다.산업통상부(산업부)는 30일 서울 현대모비스 본사에서 '미래차 생태계 구축 협력' 업무협약식과 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M.AX 얼라이언스' ...
  6. [이슈]한강버스 적자는 서울시민 세금으로, 주말 요금은 서울시민도 2배 서울시 요금안대로라면 내년 4월부터 주말에 한강버스를 타는 서울시민은 6천 원을 낸다. 외국인 관광객, 다른 지역 주민과 같은 요금이다. 한강버스 운항 적자는 서울시 재정으로 메운다.서울시는 지난달 29일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안)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주말·공휴일 요금을 두 배로 올리는 차등요금제를 공개했다. 이 ...
  7. 美는 수입 금지하는데…韓, 中 로보택시 안보 규제 '미도입' 중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단 차량 10대가 이미 서울 강남을 달리고 있지만, 국내 운행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중국산 로보택시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국토교통부(국토부)에서 받은 '중국산 로보택시 국내 도입 및 규제 현황' 자료를 28일 ...
  8. 서울시 "2030년까지 자율주행 시내버스 500대 도입 추진" 기존 버스에 센서를 덧붙이는 소규모 실증으로는 대량 도입에 한계가 있자, 서울시가 현대차·버스업계와 손잡고 자율주행 전용 시내버스 500대 도입을 추진한다.서울시는 1일 시청에서 현대자동차,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버스조합)과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
  9. 현대캐피탈 대출금 상환 유예…렌터카 업계 경영난 완화 기대 부산지역 중소 렌터카업체들이 캐피탈 사를 이용해 렌터카 차량을 할부로 구매할 시 매월 정기적으로 내는 대출금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유예 기간 발생하는 경과이자도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대출금 상환 유예와 경과이자를 감면받으면 고물가·고금리·고유가 여파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렌터카 가동률이 바닥 수준...
  10. 오세훈 "버스도 필수공익사업장 지정해야"…교통공사 정원 감축은 '시민 요구'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시내버스도 지하철처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서울시 입장을 재확인했다.오 시장은 이 날 오전 10시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교통 현안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와의 정원 협상이 쟁의 절차로 이어지는 상황과 시내버스 통상임금 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