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과 오산이 택시 증차 면허 배분을 두고 이어온 갈등이 경기도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으로 일단락됐다. 증차분 92대를 화성 75%, 오산 25%로 나누기로 하면서 갈등은 봉합됐지만, 인구 급증 지역의 교통 수요를 제도가 제때 따라가지 못한다는 구조적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경기도 택시들이 차고지에 나란히 주차돼 있다. (사진=교통일보) 경기도 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16일 제2차 회의를 열고 화성시와 오산시 간 택시운송사업 면허 배분 비율을 화성 75%, 오산 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국토교통부 중재 협약의 취지와 현재 통합사업구역 운영 실태를 두루 살핀 결과라고 위원회는 19일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9월 화성시가 조정을 신청한 이후 약 4개월간 이어진 갈등이 공식적으로 마무리됐다.
갈등의 불씨는 경기도가 제5차 택시총량제를 적용해 화성·오산 통합사업구역에 92대 증차를 결정하면서 붙었다. 총량 증가분을 두 지자체가 어떻게 나눌 것인지를 두고 양측 입장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화성시는 화성 90%, 오산 10% 비율을 요구했다. 근거로 내세운 수치는 명확했다. 화성시의 택시 1대당 인구는 약 752명으로 오산시의 약 340명과 비교해 두 배를 훌쩍 넘는다. 동탄역·병점역·향남지구 등 주요 교통 거점과 산업단지, 외곽 농어촌 지역에서 택시 수요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동탄에 4년째 살고 있는 직장인 유수지(28) 씨는 "저녁 이후에는 버스 배차 간격이 길어지는 구간이 많아 늦은 시간 약속을 마치고 귀가할 때는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길에서 택시를 잡기 어려워 호출 앱을 이용하지만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말했다.
오산시는 맞섰다. 단순히 인구나 면적 지표만으로 배분 비율을 뜯어고치면 통합사업구역 운영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논리였다. 법인택시 노조들이 제4차 택시총량제 당시 합의한 75 대 25 구조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내놓았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화성시가 분쟁조정위에 조정을 신청했고, 위원회는 기존 비율을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화성과 오산은 현재 택시 통합사업구역으로 묶여 있다. 두 지자체 경계를 넘나드는 택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운행 범위를 공동으로 관리하는 구조다. 그러나 면허 배분처럼 이해관계가 직결되는 문제에서는 갈등이 불거지기 쉬운 구조이기도 하다.
유득현 김포시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장은 "이번 화성·오산 면허 배분 갈등은 단순한 지자체 간 분쟁이라기보다 택시총량제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택시총량제는 일정 시점의 인구와 교통 수요를 기준으로 대수를 산정하는 방식이어서 동탄 같은 신도시처럼 인구와 이동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지역의 변화를 제때 반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심야 시간대 택시 부족 문제가 반복되는 만큼 향후 지역별 교통 수요 변화를 반영한 택시 공급 정책 논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으로 면허 배분 갈등은 봉합됐지만 화성시의 인구 증가와 교통 수요 팽창이 계속되는 한 유사한 논쟁이 재연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택시총량제가 빠르게 변하는 지역 교통 수요를 얼마나 기민하게 반영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