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취재본부 서철석기자] 전국철도노조가 두 차례 총파업을 예고하며 요구했던 성과급 정상화를 결국 관철시켰다.
지난 22일, 동대구역에 철도노조 파업 예고로 열차 운행이 조정된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노조는 지난 11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총파업을 예고했다가 모두 직전에 유보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23일 0시10분쯤 정부와 성과급 정상화에 잠정 합의하면서 오전 9시부터 예고했던 총파업도 유보됐고, 운행 차질이 예고됐던 모든 열차는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정부는 내년부터 성과급 지급 기준을 기본급의 90%로 올리고, 2027년부터는 100%로 맞추는 방안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상정해 최종 의결했다. 철도노조는 그간 다른 공공기관과 동일하게 경영평가 성과급을 기본급의 100%로 지급해달라고 요구해왔다.
11일에도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하며 전날 밤새 교섭을 이어갔다가 잠정 합의로 파업을 미뤘다. 이후 정부가 90% 안을 내놓자 열흘도 안 돼 다시 두 번째 파업을 선언했다.
14년 이어진 성과급 논란
철도노조의 성과급 논란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예산운용지침을 통해 공기업 성과급 기준을 통일했는데, 대부분 공기업이 기본급의 1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게 됐다. 하지만 한국철도(코레일)는 정부 지침보다 11개월 늦은 2010년 12월 단체협약을 맺었다.
노조의 총파업 등으로 노사 갈등이 길어지면서 늦게 합의가 이뤄졌고, 이 때문에 성과급 지급 기준은 80%로 한정됐다. 이후에도 노조는 꾸준히 정부에 항의했고, 2018년에는 노사 합의로 성과급이 한때 100%로 올라갔다. 하지만 2021년 감사원 지적으로 지침을 어겼다는 결론이 나면서 다시 공공기관운영위원회 결정에 따라 2022년 80%로 내려갔다. 노조는 이 문제로 작년에도 총파업을 벌였다.
현재 코레일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는 1,489억 원으로, 작년 한 해 영업적자(736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부채비율도 262.8%로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5일부터 일주일간 계속된 총파업으로 약 183억 원의 손해가 났다. 전체 열차 운행도 약 30% 가까이 줄면서 손실이 더 커졌다.
전문가들은 "코레일의 재정 상황이 이처럼 나쁜데도 파업을 계속해 성과급 인상을 요구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파업이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왜 우리가 피해 입나" 시민 불만 폭발
이번 총파업 예고와 유보가 번갈아 이어진 데 대한 시민들의 불만도 컸다. 출퇴근에 철도를 이용하는 시민이나 출장·여행을 준비했던 많은 이들은 대체 교통수단을 찾거나 일정을 바꿔야 했고, 혼란을 겪었다.
철도 총파업 소식에 급하게 끊었던 기차표를 취소하고 다른 교통편을 찾아보기도 했으며, 연말이라 예약도 쉽지 않아 결국 일정을 미뤄는 승객도 있었다. 승객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 입장에선 누군가의 이익 때문에 이용이 제한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 승객은 "인사발령 후 당분간 대경선을 타고 구미로 출퇴근하느라 바쁜데, 파업 때문에 동료들과 갑자기 카풀을 찾아야 해서 정말 번거로웠다"고 말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왜 우리가 피해를 입어야 하나", "파업으로 이익 보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두 번의 총파업 예고와 유보로 이용객 여러분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앞으로는 최대한 승객 불편이 없도록, 노사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서철석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