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이 23일 오전 9시로 예고했던 총파업을 약 9시간 앞두고 유보했다. 정부가 코레일 성과급 지급 기준을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상정하겠다고 밝히면서, 노사 간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
서울역 전광판. (사진=연합뉴스)철도노조는 23일 새벽 0시 20분께 “정부가 경영평가 성과급 지급 기준을 2026년에는 기본급의 90%, 2027년에는 100%로 상향하는 안을 공운위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며 “이에 따라 일단 파업을 유보하고 오후 2시 공운위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성과급 정상화를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려온 노사와 정부가 파업 직전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것이다.
파업이 유보되면서 당초 감축 운행이 예고됐던 수도권 전철과 광역전철, 여객 열차는 일단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서울지하철 1·3·4호선과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경강선을 비롯해 대구·경북 대경선, 부산·경남 동해선 등 광역전철과 KTX·새마을호·무궁화호도 오후 2시까지 정상 운행된다.
이번 잠정 합의는 노조와 정부가 각각 한발씩 물러서며 성사됐다. 철도노조는 그동안 코레일 노동자 성과급 지급 기준이 기본급의 80%로 묶여 있는 점을 문제 삼으며, 다른 공공기관과 동일한 100% 기준 적용을 요구해 왔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90% 상향안을 유지해 왔으나, 이번에 2027년까지 100%로 단계적 조정을 제안했고 노조가 이를 수용했다.
코레일은 국토교통부 산하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성과급 지급 기준은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최종 결정한다.
정부는 이날 오후 열리는 공운위에 해당 안건을 상정해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공운위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2011년 이후 15년간 유지돼 온 ‘기본급 80%’ 기준은 내년부터 ‘90%’로 상향된다.
성과급 문제는 수년간 반복된 노사 갈등의 핵심이었다. 코레일은 노사 합의를 통해 한때 기본급 100% 기준을 적용했지만, 감사원이 이를 정부 지침 위반으로 판단하면서 다시 80% 체계로 되돌아갔다. 이후 철도노조는 매년 성과급 정상화를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하거나 실제 파업에 돌입해 왔다.
노조는 이번에도 공운위 결정 결과를 지켜본 뒤 향후 대응 방향을 최종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운위가 잠정 합의안을 수용할 경우 파업은 철회되지만, 반대의 경우 총파업 재개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