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고속도로에서 시설물을 파손하고 도주하는 사례가 7천 건을 넘고, 미징수된 복구비도 200억 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운전자 추적 장비와 체계적 대응이 부족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도읍 국민의힘 국회의원(부산 강서구).김도읍 국민의힘 국회의원(국토교통위원회, 부산 강서구)이 15일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2016~ 2025.8. 시설물 손괴 원인자 불상 복구비 미징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고속도로의 가드레일·방호벽·옹벽·CCTV 등 시설물을 파손한 뒤 도주해 복구비를 청구하지 못한 건수가 7,044건, 금액은 217억3천만 원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6년 894건(18억4,900만 원)에서 2024년 623건(29억8,100만 원)으로 9년 사이 건수는 30% 줄었지만 금액은 65% 증가했다. 2025년에도 8월까지 이미 456건, 20억8,900만 원의 복구비가 발생했다.
파손 시설물 유형별로는 가드레일이 3,158건(64억6,500만 원)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표지판·이정표 502건(16억7,400만 원), 방음시설 337건(16억1,800만 원), 방호벽·옹벽 172건(4억7,500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2023년 8월 17일 경부선 서울 방향 311.78km 지점에서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도주해 복구비만 1억1,576만 원이 들었다.
같은 해 12월에는 경부선 부산 방향 방음벽이 파손돼 5천만 원의 복구비가 발생했지만 원인자를 찾지 못했다. 올해 7월 중부내륙선 금사4터널에서도 표지판이 파손돼 4천여만 원의 복구비가 발생했으나 추적이 이뤄지지 않았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운전자가 도로시설물을 파손했을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신고하지 않으면 3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현재 별도의 원인자 추적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교통관리용 CCTV 역시 교통 소통 목적에 한정돼 복구비 징수에는 활용되지 않고 있다.
김도읍 의원은 “고속도로 시설물 파손은 2차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한국도로공사는 관제·관리 체계를 강화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주로 인한 손실이 커지고 있는 만큼, 원인자를 추적할 수 있는 장비와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