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취재본부 서철석 기자] 전세버스 업계의 불법 영업이 구조적 문제로 고착화되면서 언제든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세버스들 (교통일보 자료사진)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함.
현재 전세버스 업계는 지입제라는 이름 아래 사실상 무법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법적으로는 회사가 차량을 직접 소유하고 운영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개인 차주가 차량을 소유한 채 회사 명의만 빌려 쓰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직영제 차량은 전체의 20%도 채 되지 않는다.
이들은 월 70만 원 정도의 지입료만 회사에 내고, 배차일지 같은 기본적인 서류조차 제대로 작성하지 않는다. 회사는 사실상 간판만 빌려주고 관리 책임은 방기하는 셈이다.
이런 구조적 허점을 악용한 불법행위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가장 흔한 것이 무면허 영업이다. 아예 사업 면허 없이 여객운송을 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지입차주들은 고객과 직접 계약해 영업하고, 회사의 명칭이나 브랜드만 차량에 붙인 채 관광, 계모임, 등산 등의 목적으로 운행한다.
불법 노선 운행도 빈번하다. 전세버스가 정해진 노선을 벗어나 마음대로 승객을 태우고 다니는 일이 많다. 사법부에서도 "정해진 노선으로 운행하는 경우 노선버스에 해당한다"고 판결을 내렸지만, 규제의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성수기에는 더욱 위험한 상황이 벌어진다. 차량 내부를 불법 개조하거나 대형 스피커를 설치하는 등 안전 운전에 위협이 되는 일도 일어난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의 학원이나 학교 통학버스에서도 등록된 업종이 아닌 노선 운행이 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난폭운전은 이미 일상이 됐고, 차량 내 불법 음향기기 장착도 도를 넘고 있다.
사고가 나면 회사와 지입차주 간에 법정 다툼으로 번지는 일도 적지 않다. 불법행위로 적발되면 운전자나 차주가 징역이나 벌금형을 받지만, 정작 이를 방치한 회사는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대구시 북구 팔달교 금호강 뚝 아래 한 공장 공터에는 전세버스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불법 영업에 동원되는 차량들이다.
대책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국토교통부와 운수 단체들은 제복 착용 등 안전 대책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봄과 가을 등 행락철에 맞춰 음주운전과 불법 구조변경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타 지역 차량의 불법 영업을 막기 위해 안내문을 돌리기도 한다. 시민들의 신고를 독려하기 위해 택시나 시내버스 노조원들이 불법 전세버스를 제보하면 신고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최근 대구시는 가을 행락철을 앞두고 9월 22일부터 10월 2일까지 전세버스 안전 일제 점검을 실시했다. 하지만 탑승지에 점검 일정을 정해 놓고 차량만 형식적으로 확인하는 데 그쳤다.
현장에서 실제로 처벌을 받은 사례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형식적인 조치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지자체마다 법 해석이나 행정 처분이 각기 달라 혼란이 생기기도 한다.
전세버스 불법행위를 뿌리 뽑으려면 무엇보다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병행되어야 한다. 시스템을 더 촘촘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도 고속도로 등에서 전세버스들이 줄지어 운행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언제든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여전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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