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일부터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가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송 차량에 3년간 한시 적용된다. 정부는 운임 공표와 신고센터 운영으로 차주의 최소 운임 보장에 나선다.
대형 화물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정부는 2026년부터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를 재도입해 차주의 최소 운임을 보장할 예정이다. ⓒ교통일보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는 화물차주가 원가 이하의 운임을 강요받지 않도록 '안전운송원가'를 기준으로 운임을 책정하고, 기준을 밑도는 금액을 지급하는 화주나 운송사에 법적 책임을 묻는 제도다. 운송물의 성격·거리·차량 조건을 반영해 운임이 산정되며, 업계에서는 "화물기사의 최저임금제"라는 표현이 통용된다.
제도는 2020년 1월 처음 시행됐다. 과적·과속·장시간 운전으로 내몰리던 화물차주의 교통사고 위험과 불안정한 생계 문제를 해소하려는 취지였다.
그러나 물류비 인상과 시장 자율성 훼손 논란 속에 2022년 종료됐고, 제도 폐지 이후 화물연대 파업과 현장 과로·사고 문제가 재점화되면서 재도입 요구가 거세졌다. 결국 2025년 8월 14일 법 개정으로 2026년 재시행이 확정됐다.
개정안은 2026년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 3년간 적용된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안전운임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매년 10월 말까지 이듬해 운임을 공표한다.
위반 화주와 운송사에는 최대 2천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되며, 운임 미지급을 접수하는 전담 신고센터도 설치된다. 현재는 시행령·시행규칙 입법예고 단계여서 신고 절차와 과태료 차등 기준 등은 구체화 과정에 있다.
정부는 제도 정착 시 화물차주의 소득 안정과 운행 여건 개선으로 과적·과속 관행이 완화되고 교통사고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국토부와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제도 시행 첫해인 2020년 화물차 사고 건수는 전년 대비 약 1,700건 감소했다.
반면 업계는 운임 인상분이 물류비 부담으로 전가돼 소비자 가격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대기업 화주와 중소 운송사 간 이해 충돌도 피하기 어려운 과제다. 운송업계는 "적용 품목을 확대해야 실효성이 있다"는 의견과 "3년 한시라는 한계로 현장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함께 내놓고 있다.
유철상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연합회 상무이사는 "공익위원과 화주, 운수사, 무역·시멘트 업계 협회, 화물연대 등 여러 단체가 매주 두 차례씩 만나 안전운임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각 주체의 입장을 조율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내년도 운임 공표와 신고센터 설치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위반 횟수별 과태료 차등 기준과 신고센터 운영 주체·절차는 입법예고 이후 하위법령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내년 시행 전까지 현장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 의견 수렴과 가이드라인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향후 핵심 과제는 적용 범위 확대 여부, 운임 현실성 유지, 화주 책임 강화와 감독 체계 확립이다. 정부와 국회는 3년 한시 기간 동안의 현장 효과와 산업별 파급 영향을 면밀히 검증한 뒤 상시화 및 품목 확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안전운임제가 화물차주의 생존권 보호와 물류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담보할 수 있는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3년간의 시험대가 시작된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